[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내달 7일로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에서 합의추대론을 제안했다. 이는 4·29 재보선 전패로 극심한 후폭풍에 직면한 당 수습책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안 의원은 30일 본회의 직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문재인 대표와 비공개 회동을 갖고 “재보선에서 진 뒤 우리끼리 원내대표 선거를 하면 어떤 국민이 좋아하겠는가. 원내대표 선거가 당내 통합과 화합의 장이 돼야 한다”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문 대표는 “고민해보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원내대표 경선은 박기춘 의원의 출마 포기로 최재성·김동철·설훈·조정식·이종걸(기호순) 의원의 5파전으로 확정된 상태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안 의원이 합의추대론을 제안한 것을 두고 특정인을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으나 측근들은 이를 부인했다. “문 대표가 당내 갈등을 잘 해결할 수 있도록 진심어린 조언을 한 차원”이라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실제 안 의원은 이날 문 대표에게 “조속히 당심과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당 대표로서 리더십을 발휘해 달라”면서 “문 대표가 주도적 역할을 함으로써 당내 소모적 갈등이 재연되는 것을 막고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발언에 측근들도 “(안 의원이) 문 대표의 위기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리기보다는 문 대표가 당을 살리는데 힘을 합치고 나름의 정치력을 발휘하겠다”는 취지로 해석했다.

이를 근거로 당 안팎에선 안 의원이 지난 대선 단일화 과정에서 라이벌이었던 문 대표와의 관계를 ‘협력적 경쟁’으로 설정한 게 아니냐는 전망을 내놨다. 책임론이 제기된 문 대표를 흔들기보단 구체적 해법 제시를 통해 다른 비노 인사들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는 것. 실제 안 의원은 비노 진영 수장들이 문 대표의 측근으로 통하는 정태호 후보의 선거 지원에 뜸 들일 때 가장 먼저 ‘구원투수’로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선거 하루 전인 28일에는 관악에서 문 대표와 함께 유세 차량에 오르기도 했다.

이날 문 대표와 가진 비공개 회동도 안 의원의 제안으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