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이 상당수 당직을 차지했으나, 당내 권력 서열로 본다면 현 지도부는 계파 안배에 심혈을 기울였던 것으로 보인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친노 수장이라는 말이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 노력을 계속하겠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4·29 재보선 참패 이후 위기에 빠진 당의 분열 앞에서 또 한 번 계파 청산을 다짐했다. 선거 참패의 원인으로 지적된 친노 패권주의와 책임론에 대한 반성이었다. 이로써 문재인 대표는 사퇴론을 일축하며 당내 계파 갈등 봉합에 나섰다.

하지만 당내 비노진영에선 문재인 대표의 다짐에 고개를 갸웃하고 있다. 취임 일성으로 계파 청산을 약속했지만, 중앙당 주요 당직자들의 인선 현황을 뜯어볼 때 범친노로 분류되는 인사들의 발탁이 적지 않았다는 것. 실제 <시사위크>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중앙당 주요 당직자 51명에 대한 계파를 분석한 결과 문재인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은 60.7%(31명)를 차지했다. 여기엔 친노계(22명)는 물론 정세균계(4명), 옛 민주당계(1명), 486그룹이 주축인 민평련계(3명), 안희정계(1명)가 포함됐다.

반면 문재인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비노계는 29.4%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 비노계로 알려진 김한길계(5명)와 손학규계(3명), 박지원계(2명)를 비롯한 16명이 반대 진영에 섰다. 친노계와 비노계에 섞이지 않은 중도는 5명(9.8%)에 불과했다.

▲ 새정치민주연합 주요 당직자 52명에 대한 계파를 분류한 결과 문재인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이 59.6%를 차지한 반면 대척점에 선 비노계 인사들은 30.7%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비노계에선 문재인 대표의 취임 일성과 달리 친노계가 당을 장악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물론 권력서열로 본다면, 현 지도부에서 계파 안배에 심혈을 기울였던 것만은 사실이다. 문재인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에 4선의 추미애 의원과 한국노총위원장 출신의 이용득 전 최고위원을 임명했다. 두 사람은 각각 옛 민주당계와 비노계로 분류된다. 아울러 정책위의장에 정세균계 강기정 의원을, 사무총장에 손학규계 양승조 의원을 선임했다. 특히 사무총장은 공천 작업에 핵심 역할을 하게 된다는 점에서 손학규계의 발탁은 당내 이목을 집중시켰다.

대신 문재인 대표는 정책위 수석부의장과 수석사무부총장을 친노계로 통하는 홍종학 의원과 김경협 의원을 선임했다. 김경협 의원의 수석사무부총장 내정으로 당시 김한길계로 분류되는 주승용 수석최고위원의 반발을 사자 조직사무부총장에 김관영 의원을 임명하면서 내분을 잠재웠다. 김관영 의원은 김한길 의원의 당대표 시절 수석대변인과 비서실장을 지내 주승용 최고위원과 결이 같다. 이로써 당내 최대 관심이라 할 수 있는 공천 실무는 손학규계와 친노계, 김한길계가 함께 머리를 맞대게 됐다.

문재인 대표가 역점 기구로 내세운 지역분권정당추진단장과 공천혁신추진단장, 네트워크정당추진단장은 중도 색채가 강하다. 지역분권정당추진단장으로 선임된 김부겸 전 의원은 비노 진영에서 ‘문재인 대항마’로 거론되지만 비노계와 거리가 있다. 공천혁신추진단장을 맡게 된 원혜영 의원도 대표적 중도인사다. 다만, 네트워크정당추진단장에 발탁된 최재성 의원은 범친노에 속하는 정세균계다.

이외 후속 인사에는 상대적으로 친노 성향으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대거 선임됐다. 특히 원내부대표 11자리 중 7자리를 친노계가 차지했다. 정책조정위원장도 5자리 중 4자리를 친노계가 가져가고, 남은 한 자리마저도 범친노에 속하는 안희정계 몫으로 돌아갔다. 한편, 김부겸 전 의원과 박원순 서울시장은 중도로 분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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