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완구 전 국무총리 후임으로 내정된 황교안 총리 후보자가 종교 편향이란 올무에 걸렸다. 자칫 ‘제2의 문창극 사퇴’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깔려있다. 사진은 (왼쪽)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와 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
[시사위크=우승준 기자] 이완구 전 국무총리 후임으로 내정된 황교안 총리 후보자가 종교 편향이란 올무에 걸렸다. 자칫 ‘제2의 문창극 사퇴’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깔려있다.

시간을 거슬러, 황교안 총리 후보자는 지난 2012년 자신의 저서 ‘교회가 알아야 할 교회법 이야기’를 통해 “우리 기독교인들로서는 세상법보다 교회법이 우선 적용돼야 한다”며 “하나님이 이 세상보다 크고 앞서시기 때문”이라고 기재한 바 있다.

황교안 후보자는 지난 2007년 아프가니스탄의 샘물교회 신도 피랍 논란과도 얽혀있다. 당시 다수의 여론은 샘물교회 신도들의 무리한 선교활동을 비판했으나, 황교안 후보자는 이를 옹호하는 글을 올렸다.

이때 황교안 후보자는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을 맡고 있었으며,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아프가니스탄은) 주님의 복임이 절대로 필요한 나라”라며 “(샘물교회 신도들은) 죽어가는 이웃(아프가니스탄)을 돌보지 않을 수 없어 구호품을 들고 갔다가 위험에 직면한 것”이라고 기재했다.

◇ 황교안 후보자 바라보는 여론의 시선은 ‘부정적’

황교안 후보자 뒤에 ‘기독교 편향’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은 이유다. 이는 기독교 편향 논란으로 고배를 마신 바 있는 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지난 2011년 문창극 전 후보자는 자신이 장로로 있는 서울 온누리교회 특별강연을 통해 “하나님은 왜 이 나라를 일본 식민지로 만들었습니까”라고 반문한 뒤 “다 하나님의 뜻이 있는 것”이라고 일본 식민지 당위론을 주장한 바 있다.

문창극 전 후보자의 발언은 많은 이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결국 그는 임명동의안조차 제출하지 못한 채 퇴장하게 됐다.

황교안 후보자가 청문회를 앞둔 현재, ‘문창극 시즌2’라는 신조어가 네티즌 사이에서 돌고 있다. 그를 향한 여론의 시선이 곱지 못하다는 풀이다.

실제 <머니투데이>가 지난 21일부터 22일 양일간 리얼미터에 의뢰해 긴급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여론주도층인 20~40대의 반대여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의 경우 ‘황교안 후보자 내정’이 잘한 인사라는 의견이 16.8%인 반면, 잘못된 인사라고 답한 응답자가 54.9%로 조사됐다. 30대(잘한 25.9%, 잘못 46.7%)와 40대(잘한 36.1%, 잘못 44.3%)에서도 잘한 인사라는 의견보다 잘못한 인사라는 의견이 높았다.(전국 성인남녀 1,000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

이 같은 분위기는 황교안 후보자를 바라보는 정치권의 곱지 않은 시선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28일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는 상무위원회 모두발언을 통해 “황교안 후보자의 종교적 편향성은 위험 수준에 놓여 있다”고 비판했다.

심상정 원내대표는 이어 “신도 2명이 살해되었던 샘물교회 선교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최고의 선교는 언제나 공격적일 수밖에 없다’는 극언까지 동원한 것은 충격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황교안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위원장에 같은 당 3선 출신의 장윤석 의원이 내정됐다고 밝혔다. 특위 여당 간사는 검사 출신의 재선인 권성동 의원이 맡게 됐다. 아울러 검사 출신의 김제식, 김회선 의원 등이 권성동 의원과 함께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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