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그룹 순환출자 구조. 현대모비스에서 시작해 현대차, 기아차를 거쳐 다시 돌아오는 구조다. 정의선 부회장으로의 3세 승계를 위해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의 합병설이 일각에서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2015년 5월 분기별 금감원 공시 기준>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으로 3세 경영인들로의 승계가 시장의 주요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현대차그룹의 승계전략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에서 시작해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제철을 거쳐 다시 모비스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정의선 부회장의 경영승계에 최대 관건이라는 것이 시장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그러나 정작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의 시작 포인트인 현대모비스의 지분을 1%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 문제다. 5월 15일 금감원 공시 기준 현대모비스의 지분율은 기아자동차 16.88%, 정몽구 회장이 6.96%, 현대제철이 5.66%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투자업계에서는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 현대이노션 상장 후 지분 매각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유심히 지켜보는 상황이다.

지난 2일 현대차그룹 계열의 광고기획사인 이노션이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 공모절차에 착수하자 ‘정 회장이 이노션 지분매각을 통해 승계를 위한 자금마련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노션은 공모가를 6만4,000원에서 최대 7만1,000원 수준으로 제시했다. 상장 공모 규모는 약 500만1,000주로 현실화 될 경우, 정 부회장 남매는 약 2,000억 원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노션은 정몽구 회장이 20%, 정성이 고문과 정의선 부회장이 각각 4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물론 현대차그룹 측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고, 이노션을 글로벌 수준의 마케팅 회사로 성장시키기 위한 목적의 IPO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소식이 전해지면서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의 합병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언급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의 최대주주는 23.29%를 보유한 정 부회장으로, 현대모비스와의 합병이 성사된다면 자연스럽게 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더구나 자동차 전문 물류회사와 자동차 모듈 생산회사의 시너지 합병이라는 명분도 세울 수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최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으로 자연스럽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배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한 관계자는 최고경영자가 부재한 삼성과 달리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회장이 건재하다는 점에서 “시나리오에 불과하고 가시적인 것은 아니다”라며 가능성에 불과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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