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걸 원내대표의 불참으로 24일 최고위원회에서는 문재인 대표의 옆에 전병헌 최고위원과 오영식 최고위원이 자리했다. 이 자리에는 유승희 최고위원과 박광온 신임 당대표 비서실장, 김관영 수석사무부총장도 불참해 반쪽짜리 최고위원회가 되고 말았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24일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는 이종걸 원내대표가 끝내 불참해 반쪽짜리 최고위원회가 되고 말았다. 이종걸 원내대표 뿐만아니라 비노계로 분류되는 박광온 신임 당대표 비서실장과 김관영 신임 수석사무부총장까지 불참했다. 또 일부 비노계 의원들이 대규모 회동을 예정하면서 ‘집단적 반발’ 움직임까지 감지되고 있다.

새정치연합 내 비주류 세력의 반발은 최재성 의원의 사무총장 임명이 도화선이 됐다. 지난 23일 문재인 대표는 신임 사무총장에 최재성 의원, 당대표 비서실장에 박광온 의원, 사무부총장에 김관영 의원을 내정했다. 박 의원과 김 의원이 비노계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탕평인사의 구색은 맞췄지만 핵심인 내년총선 공천을 주로 담당하게 될 사무총장에는 정작 친노인사를 앉혔다는 게 비노 측의 주장이다.

◇ 이종걸, 최재성 사무총장 임명에 노골적 반발

특히 지난 원내대표 경선에서 각각 친노와 비노의 대표주자로 최 의원과 맞붙었던 이종걸 원내대표가 강하게 반발했다. 전날 당직인선이 발표되자마자 이 원내대표는 “당대표께서 당의 안쪽에 열쇠를 잠그셨다. 포용하지 않는 정당은 확장성이 없고, 확장성이 없으면 좁은 미래만이 있을 뿐”이라고 노골적으로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이 원내대표는 공식해명도 없이 이날 회의에 불참했고, 정치권에서는 이 원내대표가 문 대표의 인선에 대한 항의표시를 나타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같은 해석에 대해 이 원내대표 측은 “언론의 해석에 맡기겠다”며 말을 아꼈지만, 결코 부인하지는 않았다.

당내 파열음이 감지되는 가운데, 비노 중진 박지원 의원도 가세했다. 박지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 대표의 인사와 관련 “분당의 빌미를 주지 않는 인사가 되기를 바랬지만 참으로 큰 실망을 안겨주었다”며 “이번 인사는 특정 계파가 독점하고 편한 사람과만 함께 가겠다는 신호탄”이라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 이종걸 원내대표를 비롯해 비노 측이 반발하는 이유는 최재성 의원의 사무총장 임명이다. 최 의원은 앞서 새정치연합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노 측 대표로 이 원내대표와 결선투표까지 오른 바 있다.
한편 민주당의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 소속 의원들이 이날 대규모 회동을 가질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집단반발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민집모는 김한길 전 대표를 중심으로 김동철·신학용·조경태 의원 등이 소속돼 있어 비노계 모임으로 통한다.

◇ 당내 파열음 속 분당설 ‘솔솔’

특히 민집모는 문 대표가 최 의원을 전략홍보본부장으로 임명하고 사무총장에는 다른 인사를 하겠다는 당초 약속을 어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집소 소속 한 의원실 관계자는 “지도부에 대한 신뢰가 바닥에 떨어진 상황”이라며 “의원님들의 모임이라 보좌진 입장에서 왈가왈부 할 수는 없지만 한 목소리를 내시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분당 움직임이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비노계 의원실 관계자는 “지도부의 인선에 대해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게 무슨 문제가 되느냐”면서도, 분당설에 대해서는 “아직 분당수순을 논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최고위원회에 불참한 박광온·김관영 의원 측도 “원래 오늘 오전에는 기재위 차관보가 메르스 추가경정예산과 관련 현안보고를 할 예정이었다. 메르스 문제가 제일 시급한 일이기 때문에 기재위 소속 의원으로서 참석하느라 최고위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며 ‘집단반발’이나 ‘분당논란’이라는 해석에 대해 부인했다.

그러나 민집모 소속 또다른 관계자는 “분당을 해야겠다고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당내 갈등이 계속 심각해지고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을 경우, 마지막에는 결국 분당수순을 밟지 않겠느냐”며 이번 사무총장 인선을 둔 갈등이 결코 가볍지 않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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