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대한통운.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치열한 택배 업계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하고 있는 CJ대한통운은 최근 공영홈쇼핑 택배사로 선정되며 그 위상을 입증했다. 지난해 이케아라는 큰 손님을 잡은데 이어 반년 만에 이뤄낸 쾌거다.

잇따른 희소식의 배경엔 CJ대한통운의 탄탄한 인프라가 자리 잡고 있다. CJ대한통운은 1만2,000여명의 배송인력을 갖추고 있다. 하루 처리하는 물량은 500만 상자를 넘고, 지난해엔 무려 6억1,700만 상자의 택배를 전달했다.

소비자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도 돋보인다. 지난 2013년부터 일반 고객들로 구성된 택배서비스 평가단 ‘CJ택배사랑’을 운영 중인 CJ대한통운은 지난해 택배 업체 중 유일하게 100대 브랜드에 선정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CJ대한통운은 업계 1위로서 ‘상생’에도 적극성을 띄고 있다. 실버택배사업을 통해 중·장년층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고, 지역 및 협력업체와의 상생도 주도하고 있다. 업계 맏형다운 이러한 행보는 CJ대한통운에게 3년 연속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선정의 영광을 안겼다.

◇ “CJ대한통운은 노동 3권 인정하라”

이처럼 CJ대한통운은 택배업계의 ‘엄친아’나 다름없는 면모를 보이며 찬사를 받고 있다. 하지만 존경과 박수만 받는 것은 아니다. CJ대한통운을 향한 질타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화물연대 울산지부 CJ대한통운택배분회는 지난달 전격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를 인정하고, 단체교섭에 나서라는 것이 이들의 요구다. 다른 것도 아닌, 법으로 보장된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CJ대한통운은 이들의 요구를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 대체인력을 투입하고, 고소·고발 및 손배·가압류 청구로 노조를 압박했다. 이 과정에서 충돌이 벌어져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경찰에 체포되는 일까지 벌어질 만큼 갈등이 깊은 상황이다.

▲ 지난 2일 CJ대한통운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화물연대 울산지부.
이에 화물연대는 지난 4일 이재현 CJ회장이 입원해있는 서울대병원 앞에서 CJ대한통운 규탄 결의대회를 갖고, 면담을 요청했다. 이날 화물연대는 “파업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나 노력은 일체 무시되고 있다”며 회사가 이번 택배노동자에 대한 탄압을 치밀하게 준비해 파업을 유도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화물연대는 8일에도 CJ그룹 본사와 CJ대한통운 본사, 서울대병원 앞 등에서 집회를 이어갔다.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화물연대는 “CJ대한통운은 자신들의 불법 행위와 탐욕은 가린 채 노동자들 간의 갈등만 조장하고 있다”며 “CJ대한통운이 원하는 것이 사태의 원만한 해결인가, 아니면 화물연대 죽이기인가. CJ대한통운은 즉각 대화에 나서야한다”고 규탄의 강도를 높였다.

이에 대해 CJ대한통운은 난처하다는 입장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일개 기업이 화물연대를 교섭단체로 인정하고 교섭에 나설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음해성 폭로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택배 업계에서 이어져온 구조적인 문제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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