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력 전이 논란 놓고 SK텔레콤 vs KT·LGU+
통신사들 간의 논쟁은 이동통신시장의 지배력이 결합상품 가입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다. 이에 통신업계 시장점유율에 따라 1위업체인 SK텔레콤과 반SK텔레콤으로 진형이 갈린다.
KT·LGU+는 SK텔레콤이 이동통신 1위의 지배력을 유선시장에 옮기고 있다고 주장한다. SK브로드밴드의 시장점유율이 2009년 23.5%에서 지난해 14.4%로 떨어지자 SK텔레콤이 위탁판매를 해줘서 25.1%로 오히려 올랐다는 것이다.
하지만 SK텔레콤측은 지배력이 작동했다면 LGU+와 KT의 시장 점유율이 모두 하락해야 하는데 LGU+는 상승했다며 시장지배력 전이를 부인하고 있다. 실제 2008년 대비 지난해 LGU+의 시장점유율은 이동전화 1.7%p, 초고속인터넷 1.4%, 유선전화 12.4% 증가했다.
또 SK텔레콤은 KT의 경우 초고속인터넷 단품 점유율 42.4% 인터넷+방송 결합상품 44.7%라며 오히려 KT가 우월적 지위남용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했다.
SK텔레콤은 국내 결합판매시장은 더욱 활성화시켜야 할 시장이지, 규제를 통해 위축시킬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케이블TV 업계 “결합상품 동등할인 제도 도입해야”
여기에 사활이 걸린 기존 케이블TV업계도 적극적으로 참여 중이다. 한국케이블 TV방송협회와 전국 종합유선방송사업자 협회 등 케이블TV업계는 결합상품 동등할인 제도 도입과 함께 통신사 시장지배력 전이 방지 정책 등을 요구 중이다.
이들은 고객이 결합상품 사용 시 인터넷·IPTV만 무료로 제공하지 말고, 무료로 받는 총액을 계산한 뒤 각각의 상품에서 부과하자고 주장했다. 아울러 결합상품 판매 금지 또는 할인율 조정을 통한 고객혜택 감소를 바라진 않는다는 게 공식입장이다.
◇방통위 “상황파악이 먼저”
방통위는 고심하는 눈치다. 업계들 간 이권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권리까지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4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조사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60%가 결합상품에 만족한다고 답한 바 있다. 자칫 손보다가 단통법처럼 시장과 소비자들 양쪽의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 이에 결합상품 규제문제는 이번 개선안에서 빠질 것으로 보인다.
최성준 위원장은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 참석해 “결합상품 문제는 굉장히 복잡해 단순 방침을 내놓을 수 없는 부분은 장기 과제에 담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방통위 관계자도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7월 중 발표할 목표로 마지막으로 정리하고 있다”며 “시장지배력 전이에 대한 규제 같은 중요한 개선방안은 장기 쪽에 포인트가 맞춰지겠지만 다른 (단기)개선방안들도 시장지배력 전이와 전혀 관련 없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금은 부당한 지배력 전의가 있는지 없는지 조차도 논란이 있다”며 “규제수단을 들이댄다는 단계가 아니라 상황파악을 하는 게 먼저”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