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12일 5100선을 넘어섰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최근 한달여만에 3300대로 주저앉았다. 최근 3주간 낙폭만 약 30%에 달한다. 다행히, 9일 리커창 총리가 2,500억위안(45조6,000억원)을 풀겠다고 발표하면서 주가는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증시 급락이 실물경제 충격(경제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불안감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사진=중국 관차저왕이 제작한 그래픽 / 뉴시스 제공)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중국 증시에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3주동안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30% 이상 빠지면서 중국 증시발 경제위기론이 제기되고 있다. 다행히 중국 정부의 강력한 부양책으로 폭락세는 진정됐지만 아직 안심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특히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선 중국발(發) 증시 쇼크가 국내 경제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증시의 폭락보다는 ‘실물 충격’에 주목

지난달 12일 5100선을 넘어섰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최근 한달여만에 3300대로 약 34%가 주저앉았다. 이 기간 3,700조원의 시가총액이 중국 증시에서 증발했다.

다행히, 9일 리커창 총리가 2,500억위안(45조6,000억원)을 풀겠다고 발표하면서 주가는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증시 급락이 실물경제 충격(경제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불안감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중국 경제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한국 경제에도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전체 수출의 25% 정도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는 우리나라 입장에선 중국 내수시장이 위축될 경우 직격탄이 될 수 있어서다. 실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중국 경제성장률이 1% 하락하면 한국의 성장률은 0.17% 감소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당장 자동차·전자·화장품 등 중국시장을 최대 고객으로 상대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은 이번 중국발 증시 쇼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벌써부터 자동차업계는 중국에서의 판매량 감소로 고전하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차와 기아차의 중국 판매량은 각각 30%, 26% 급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0일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가 올해 자동차 판매 증가율을 7%에서 3%로 하향 조정했다”면서 “최근 중국증시 급락세가 소비 심리를 위축시켰고, 결국 자동차 판매율 저하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이지훈 국제금융센터 중국팀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증시 급락세가 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경제주체들의 불안심리가 커져 중국 증시 급락에 따른 소비 위축 효과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증시 급락에 따른 불안 요소가 지속되면 올해 우리 정부가 목표로 한 3%대 성장도 사수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비관적인 시각도 나온다.

▲ 중국 증시의 요동에 따라 장 중 한때 2000포인트 선이 무너지며 하락했던 코스피가 2027.81로 장을 마감한 9일 오후 서울 중구 외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 사진=뉴시스

◇ “우리경제에 미칠 영향 제한적” 낙관론도…

그러나 신중론도 만만찮다.

주가 하락이 곧바로 경기 악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애초 주식 시장이 실물 경기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만큼 이번 중국의 증시쇼크가 중국 실물 경제 위축으로 이어지는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경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외신들은 중국 증시가 급등한 지난 4~5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전년대비 10%로, 5년래 최저수준을 기록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런 움직임에 대해 “주가상승에 따른 소비효과(wealth effect)가 나타나고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도 “중국 증시 급락에 따른 단기적인 소비위축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에서도 중국의 증시 쇼크가 국내경제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을 내놓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세계경제 회복세가 미약한 상황에서 최근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 지연과 중국 증시 불안 등의 요인으로 대외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면서도 “지난 위기 극복과정에서 우리 경제의 기초 여건과 리스크 관리 능력이 한층 강화된 만큼 이런 대외 리스크 요인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현재로서는 제한적이라고 본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경제단체 한 관계자는 “한국 경제는 중국시장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영향이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다만 중국의 롤러코스터 증시가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지 여부는 예단하기는 이르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최성락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한 언론을 통해 “만약 중국 증시 급락세가 이어지면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으로 부정적 투자심리가 번질 수 있어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 “지금까지만 보면 부정적 심리 파급이 가시화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