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파색 옅은 수도권 인사 발탁 “내년 총선용 인선”

결국 김무성 대표는 ‘친박 껴안기’에 초점을 맞췄다. 비박계 일색이던 1기 당직 인선과 달리 이번엔 친박계를 주요 당직에 상당수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탕평책’이다. 계파 갈등으로 인한 당내 분란 사태가 다시 있어선 안 된다는 의지를 반영한 결과다.

이와 함께 김무성 대표는 본격적인 총선 대비 체제를 알렸다. 그는 취임 1주년인 13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기 당직 인선과 관련해 “내년 총선용”이라고 못 박은 뒤 “내년 총선에서 과반수를 넘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총선 승리를 공동의 목표로 당내 화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묘안으로 해석됐다.

실제 김무성 대표는 인선에서 최대 관심사라 할 수 있는 사무총장에 친박계 3선의 황진하(경기 파주시을) 의원을 내정했다. 사무총장은 향후 공직자후보추천위원장을 겸직하며 공천 실무를 책임지게 된다. 이에 대한 비박계의 불만도 크진 않다. 황진하 의원이 친박계로 분류되지만, 비교적 계파색이 옅고 화합형 인물이라 당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적합하다는 평가다.

공천 실무를 보좌하는 제1사무부총장에는 비박계 재선의 홍문표(충남 홍성군·예산군) 의원이 유력하다. 반대로 홍문표 의원에 대한 친박계의 반발도 눈에 띄진 않는다. 비박 성향이지만,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사퇴를 주도한 이인제 최고위원을 고려한 인선이기 때문이다. 특히 ‘성완종 사태’로 표심 이탈이 우려되는 충청권을 대표하기 위한 인선이라는 점에서 논란을 잠재웠다.

공천 라인에 수도권과 충청권을 아우르는 ‘중원’에서 기용한 가운데, 주요 당직으로 꼽히는 전략기획본부장 역시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재선 의원의 발탁이 점쳐지고 있다. 김태원(경기 고양시 덕양구을)·김학용(경기 안성시)·홍일표(인천 남구갑) 의원 등이 바로 그 대상이다. 여기에 권성동(강원 강릉시) 의원도 후보군에 속하나, 일각에선 김학용 의원과 함께 원내대수석부대표 자리를 두고 경합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성동 의원과 김학용 의원은 비박계다. 특히 김학용 의원의 경우 김무성 체제 1기에서 당대표 비서실장을 맡은 측근 인사다. 반대로 원내수석부대표에 이름을 올린 친박계는 재선의 이학재(인천 서구·강화군갑)·조원진(대구 달서구병)·이진복(부산 동래구) 의원 등이다. 원내수석부대표는 원내대표와 함께 여야 협상 실무 작업을 맡는다.

현재 대표 비서실장으로는 초선인 심윤조(서울 강남구갑) 의원이 검토되고 있다. 재선 몫인 수석대변인은 김영우(경기 포천시 연천군) 현 대변인의 유임이 거론되고, 초선 몫인 2명의 공동 대변인에는 전하진(경기 성남시 분당구을)·문정림(비례)·신의진(비례) 의원 등이 물망에 올랐다.

한편, 원유철(경기 평택시갑) 의원의 원내대표 합의 추대는 기정사실화됐다. 그는 비박계로 분류되지만, 계파색이 옅어 친박계로부터도 무난하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직전 원내지도부 체제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당내 설득력을 얻었다. 4선의 원유철 의원은 유승민 원내대표 시절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을 맡았다.

원유철 의원과 함께 호흡을 맞출 정책위의장은 3선의 김정훈(부산 남구갑) 의원이 낙점됐다. 부산 영도구가 지역구인 김무성 대표가 “내년 총선에서 부산이 비상으로 판단된다”며 김정훈 의원의 인선을 강력하게 주장했다는 후문이다. 결국 원유철-김정훈 조합이 모두 비박계라는 점에서 원내수석부대표는 친박계가 맡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