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희호 여사의 내달 5일 방북을 계기로 남북 당국자 간 접촉이 다시 재개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사위크=최찬식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통일을 ‘대박’이라고 표현할 만큼 통일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지만, 남북관계는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남북 간에는 유난히 접촉이 없었다. 7월까지 남북 당국자간 회담이 한 번도 개최되지 못했을 뿐 아니라, 6·15공동선언 15주년을 맞아 민간 공동행사도 무산됐다.

박근혜 정부 들어 남북간 대화가 이처럼 단절된 적도 없었다. 지난해에는 2월 남북 고위급 접촉과 이산가족 상봉, 10월 인천에서의 고위급 회담이 열리는 등 남북이 실낱같은 대화창구를 열어두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6·15공동선언 15주년 민간 공동행사가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추진됐으나 공동행사 장소 문제를 놓고 접점을 찾지 못해 무산됐다. 또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에 북한의 참석이 예상됐으나, 유엔의 북한인권사무소 서울 개소 문제로 이마저도 물거품이 됐다.

당초 우리 정부는 북한의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참가를 계기로 남북 대화를 제의할 예정이었으나 북한 측의 불참으로 대화제의조차 하지 못했다.

이렇게 단절된 남북문제를 풀 시간은 앞으로 8월 한 달이 중요하다는 게 북한문제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내달 5일 이희호 여사가 북한을 방문하게 되고 광복 70주년을 맞아 남북 민간단체의 공동행사도 물밑에서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희호 여사의 방북 때 우리 정부의 메시지 전달 여부도 지대한 관심거리로 떠올랐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남북간 대화의 물꼬를 틀 획기적인 제안이 이희호 여사를 통해 전달 될 수도 있다”고 분석한다.

또 북한은 내달 13~15일 평양과 백두산 일대에서 열리는 광복 70주년 기념 ‘민족통일대회’에 우리 측 민간단체의 참가를 요청해 놓은 상황이다. 우리 측도 광복절 즈음에 열리는 행사에 북측 인사의 참여를 제의해 둔 상태다.

이처럼 남북은 광복 70주년을 맞은 8월에 ‘상호교류’의 명분을 갖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대화를 통한 접점 찾기다. 남북의 ‘상호 교차 참석’ 원칙에 따라 상대를 존중하며 대화를 하면 무난하게 각종 행사가 성사되겠지만, 그동안 북측이 우리의 내부 상황을 꼬투리 잡아 행사성사 직전 물거품을 만든 전례가 많았다는 점에서 성사여부를 쉽게 단정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8월에 제대로 된 남북대화의 실마리를 찾지 못할 경우, 올 한 해 남북관계를 진전시키는 것은 사실상 물 건너 갈 공산이 크다. 북한은 10월 노동당 창건 70주년(10월10일)을 앞두고 있어, 내부 행사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우리 측도 8월 말에 한미합동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이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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