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순방길에 나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수행의원들이 25일 저녁(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드블트리바이 힐튼호텔에서 열린 한국전참전용사 리셉션에 참석, 참전용사들에게 감사의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시사위크=최찬식 기자] 미국을 방문 중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5일(현지시각)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에게 큰 절을 올렸다.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감사의 표시였다.

김무성 대표는 워싱턴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국전 참전용사 리셉션에서 “대한민국이 세계 12위의 경제력을 갖게 된 것은 피 흘려가며 대한민국을 지켜 준 여러분들의 은혜”라며 참전용사들에게 큰 절을 올렸다.

김무성 대표의 이 같은 행보는 사실상 ‘안보행보’와 다름없다. 미국 참전용사들에게 깍듯한 예의를 표현함으로써 미국이 영원한 동맹국이란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 처럼 김 대표의 8일간의 미국 방문은 미국과의 동맹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자리일 뿐 아니라 향후 대선주자로서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가 다분히 읽힌다.

◇ 역대 대선주자들 미국 방문 왜?

과거 대선주자들이 미국을 방문해서 ‘미국의 눈도장’을 찍은 것처럼 김 대표도 미국을 기반으로 확실한 대선주자로 거듭나려는 움직임이란 분석이다. 과거 우리나라 대선주자들이 예외 없이 미국을 방문했고 미국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맺으려 노력한 것처럼, 김 대표의 이번 미국방문도 이런 시각에서 이해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남북대치라는 특수한 환경에 직면해 있다. ‘전쟁’의 불안감이 국민들의 마음 한편에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과의 ‘동맹’을 무엇보다 중시한다.

따라서 미국과의 동맹을 잘 유지할 수 있느냐는 것이 우리나라 대선주자의 자질을 측정하는 척도이기도 하다. 과거 야당 대선후보였던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들도 대통령 선거 전에 미국을 방문해서 ‘동맹’을 과시했다. 한마디로 야당이 정권을 잡아도 미국과의 ‘동맹’에는 이상이 없다는 점을 과시한 셈이다.

미국의 지원 혹은 암묵적인 동의는 ‘안보적’인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앞서 말한 것처럼 남북대치라는 한반도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 대선주자의 제1덕목은 ‘안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 미국 순방중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6일(현지시각) 워싱턴D.C. 알링턴 국립묘지를 방문, 낙동강 전선 영웅으로 유명한 월턴 워커 장국 묘지를 찾아 큰 절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김무성 대표 앞에 놓인 숙제

김무성 대표도 ‘안보’에 방점을 찍으면서 부수적인 효과를 노리고 미국을 방문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미동맹은 말할 것도 없고 북핵, 남북관계, 일본의 우경화 문제 등을 풀어감으로써 대선주자의 자격을 입증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동맹은 박근혜 정부의 기조를 그대로 이어 받으면 되겠지만, 북핵문제와 남북관계 등은 ‘김무성식’으로 풀어가야 할 문제다. 물론 이 문제도 김 대표에겐 분명한 한계가 있다. 박근혜 정부와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너무 진일보한 대안을 제시할 경우, 박근혜 정부와 대립각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에 김 대표가 운신할 수 있는 폭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새누리당 대선주자군들과 차별화를 위해선 ‘김무성식’ 외교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무성식’ 외교전략이 필요한 이유는 또 있다. 대선주자 지지율만을 비교할 때 김 대표는 과거 대선주자들에 비해 지지율이 낮은 편이다.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았다. 이들 전·현직 대통령들과 비교할 때 김 대표는 여러모로 한계성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

비록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김 대표의 지지율은 20% 내외이다. 역대 전·현직 대통령 지지율과 비교할 때 낮은 지지율이 김 대표의 향후 행보에 걸림돌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여기다 김 대표는 확실한 지지기반을 갖지 못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부산·경남이 그의 지지기반이기는 해도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와 지지기반을 공유하고 있다. 따라서 이곳에서 김 대표가 ‘70%’ 이상 몰표를 받기에는 물리적인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 이 점도 역대 전·현직 대통령과는 다르다.

여러 가지 정치적 한계를 갖고 있는 김무성 대표 입장에서는 이번 방미가 무엇보다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확실한 대선주자가 되느냐, 아니며 그저 그런 대선주자로 남느냐’ 하는 갈림길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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