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을 방문 중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29일 오후(현지시각) 뉴욕 컬럼비아대학교에서 한미관계 등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진행하는 모습.
[시사위크=우승준 기자] 최근 미국을 방문 중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도 넘은 공손한 태도와 발언으로 연일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미국 방문 첫날인 지난 26일 워싱턴DC의 보훈용사촌을 방문, 한국전 참전용사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참전용사 간담회에서 김무성 대표는 주미 재향군인회 회원들에게 ‘큰 절’을 했다. 낯선 이국에서 피 흘린 희생에서 대한 김 대표의 답례인 것이다.

◇ 알고 보면 ‘실’보다 ‘득’?

하지만 김 대표의 큰 절 행위에 대한 여론의 시선은 엇갈리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집권여당 수장인 김 대표가 너무 저자세를 보인 것 아니냐는 불편한 시선을 보이고 있다. 공손함도 지나치면 예의에 벗어난다는 ‘과공비례’의 행위라는 지적이다.

지난 29일 한인섭 서울대 법과대학 교수는 트위터를 통해 “집권당 대표가 미국 가서 연신 넙죽넙죽 절하고 다닌다”며 “작은 나라일수록 자존심은 스스로 지켜내야 한다”고 김 대표의 큰 절 행위를 비판했다.

반면 30일 김무성 대표의 방미수행단장을 맡은 장윤석 새누리당 의원은 <CBS ‘박재홍의 뉴스쇼’>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나라를 구해준 참전용사들에게 우리 방식으로 우리 예절 관습으로 감사의 뜻을 표시한 것”이라며 “그분들도 감동 받았다”고 언급했다.

김 대표의 방미 행보와 관련, 논란은 큰 절 행위에 그치지 않았다. 방미 중 김 대표가 언급한 친미 관련 발언 역시 도마에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 27일 김무성 대표는 워싱턴DC 주재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우리는 ‘중국보다 미국’이라는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발언에 대해 일각에서는 외교적인 시각에서 균형감을 상실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동북아를 둘러싼 민감한 외교적 현안이 산적해 있는 국내 외교 실정을 전혀 고려하지 못한 발언이란 것이다.

30일 유은혜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김무성 대표의 ‘중국보다 미국’ 발언과 관련 “불필요하게 상대국(중국)을 자극하며 큰 절 행보 같은 가벼운 처신을 이어가고 있는 것을 보면, 여당 대표로서의 무게감이나 신중함을 찾아볼 수 없다”고 질타했다.

뿐만 아니다. 김무성 대표의 방미 행보에서 외교의 기본 원칙을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중립적 태도를 유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구설과 질타가 지배적인 가운데, 김무성 대표 입장에서는 이 같은 행보가 이익이 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중립적이며 정제된 화법을 구사하지 않은 점에 대한 비판이 있으나, 보수층을 집결시키는 데 촉진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김무성 대표가 차기 대권주자인 점에서 이름값의 무게를 더 부풀렸다는 풀이다. 30일 최재천 새정치연합 정책위의장이 정책조정회의를 통해 언급한 “(김무성 대표 방미 관련) 오직 차기 대선만이 머릿속에 가득한 것 아닌지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는 발언도 맥을 같이 한다.

한편 방미 일정을 통해 다양한 이슈를 만들고 있는 김무성 대표는 다음달 3일 귀국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