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권 및 호남 지역에 이어 영남 지역의 당원들이 잇따라 탈당을 강행하면서 전열 정비에 나섰던 새정치민주연합으로선 곤혹스런 상황이다. 하지만 알려진 것과 달리 호남 지역 당원들의 탈당 규모가 작은 것으로 나타나 부담을 덜었다. <사진=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영남 지역 당원 115명이 탈당했다. 수도권 및 호남 지역 당원 100여명이 탈당을 선언한지 20일 만의 일이다. 탈당자 가운데 대표급으로 내세운 인물은 안선미 전 포항시장 후보다. 그는 지난해 6·4지방선거에서 13.8%의 득표율을 얻어 이강덕(66.8%) 새누리당 후보와 이창균(19.4%) 무소속 후보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보수 텃밭에서 힘겨운 투쟁을 이어오던 안선미 전 후보는 29일 포항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정치연합은 계파 싸움에 곪았고, 연이은 선거 패배에도 기득권 지키기에 연연하고 있다”며 창의 겨냥을 당으로 돌렸다.

◇ 115명 탈당한 영남 ‘주의령’ 탈당 규모 축소된 호남 ‘안심’

이후 안선미 전 후보를 포함한 115명의 영남 지역 당원들은 민주당 입당을 알렸다. 이들이 내세운 이유는 하나다. 바로 정권교체를 위해서다. 민주당은 지난해 3월 옛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이 합당할 당시 민주당의 잔류 인사들이 모여 만든 원외 정당이다. 이날 김도균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작지만 의미 깊은 오늘의 입당으로 나비효과가 시작될 것이고 민주당은 야권재편의 태풍의 눈이 될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전했다. 실제 민주당 내부에선 영남 지역 인사들의 수혈로 전국정당의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다는 데 기대가 컸다.

▲ 탈당에 합류한 인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새정치연합 간판으로는 내년 총선 승리가 어렵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추가 탈당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관건은 9월에 마무리될 혁신안의 내용과 10월 재보선 결과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에선 말을 아꼈다. 다만 중앙당 측은 “중앙 인사도 아니고, 지역 핵심 인사도 아니다”면서 의미를 축소했다. 문제는 추가 탈당이다. 탈당에 합류한 영남 지역 당원과 민주당 측의 말을 종합하면, 새정치연합 간판으로는 내년 총선 승리가 어렵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1차로 100여명이 탈당한 뒤 오는 8월 중으로 2~3차 추가 탈당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민주당 측은 영남에서 현직 지역위원장을 지낸 유력 인사들의 추가 탈당을 내다봤다. 새정치연합으로선 부담스런 일이다.

반면 탈당 바람을 몰고 왔던 호남 지역 당원들의 반기에 대해선 부담을 덜었다. 탈당을 선언할 당시만 해도 정치권의 화제로 떠오르며 향후 야권 재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으나, 날이 갈수록 파급력이 약해지고 있다. 실제 탈당 서류를 제출한 당원은 보도된 것처럼 100명이 못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탈당을 약속한 100명의 신원이 파악되지 않아 이들의 탈당 가능성은 있지만 잔류 가능성 역시 없지 않다. 이와 관련, 탈당을 주도한 국민희망시대 측은 “우리와 약속한 분들이 탈당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국민희망시대는 야권 재편을 강조하며 신당 창당 추진을 밝혔다. 호남을 기반으로 전국정당을 창당해 오는 10월 재보선에서부터 후보를 낼 계획이다. 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정진우 회장은 지난 2011년 손학규 대표 시절 사무부총장을 지냈다. 지난 4·29재보선에선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천정배 무소속 의원을 도왔다. 따라서 정진우 회장은 “개혁정당을 추진하고 있는 천정배 의원이 필요할 때는 언제든지 협력할 수 있다”면서 협력 혹은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 9월 혁신안 내용과 10월 재보선 결과에 따라 향배 결정

당원들의 탈당 움직임에 대한 보도가 쏟아지고 있지만 중앙당의 체감률은 다소 낮다. 탈당 보다는 도리어 입당하는 당원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 전·현역 의원 등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경선에 대비하기 위해 지지자들을 당원으로 모집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에 따라 중앙당에선 혁신안이 마무리되는 9월과 10월 재보선에 주목하고 있다. 혁신안의 내용과 재보선 결과에 따라 당의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판단했다. 천정배 의원도 그간 새정치연합 소속 의원들과 회동하면서 “9월 혁신안을 본 뒤 다시 만나자”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그는 오는 8월말께 신당 창당에 대한 계획을 발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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