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제과가 일부 제품의 중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사실상 가격을 수시로 인상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위크=조지윤 기자] 롯데제과가 일부 제품의 중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사실상 가격을 수시로 인상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올해 4월 ‘빼빼로’의 대형마트 판매가격을 960원으로 유지하면서 중량은 기존 52g에서 46g으로 11.5% 줄였다. 또 판매가격 2,550원인 ‘드림카카오’ 2종(56%·72%)의 중량은 90g에서 86g으로 4.4% 줄였고, 4,800원인 ‘ABC초콜릿’은 210g에서 200g으로 4.7% 줄였다.

◇ “식품업계, 가격 꼼수로 소비자 우롱”

롯데제과는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입할 때 일일이 용량을 확인하지 않는 점을 노려 편법적인 방식을 통해 사실상 가격인상효과를 누려왔다.

특히 롯데제과는 제품중량을 늘릴 때 가격도 함께 올린 바 있어, 소비자들은 롯데제과의 가격정책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롯데제과는 2013년 ‘빼빼로’의 중량을 42g에서 52g으로 늘릴 때 가격을 20% 인상했다. 이에 소비자들은 중량을 늘릴 때는 가격을 올리면서 중량을 줄일 때는 가격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롯데제과 측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이러한 가격정책에 대해 “소비자들한테 부담을 축소해서 제품가격에 반영하기 위한 가장 바람직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코코아버터·아몬드 등 원재료 가격이 각각 28%, 118%, 61%가량 크게 올라 제품가격을 조정할 수밖에 없었다”며 “가격에 대한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격을 올리기보다는 중량을 줄이는 방식을 택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가격인상과 소비자 부담 증가의 관계성을 확인하기 위해 롯데제과 측에 실제 가격인상 당시의 매출 하락 여부에 대해 질문했지만 롯데제과 측 관계자는 “2~3년 전 일이라 그때 기록을 찾아봐야 알 수 있다”며 답변을 피했다.

사실 용량은 줄이고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는 방식으로 가격인상효과를 누려온 식품업체는 비단 롯데제과만이 아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월 ‘스팸볶음밥’과 ‘스팸김치볶음밥’ 제품용량을 690g에서 660g으로 4.3% 줄였지만 가격은 7,980원을 유지했다. 또 정식품 역시 지난 2월 ‘베지밀A·B’의 용량을 1,000ml에서 950ml로 5% 줄였지만 가격은 2,280원으로 유지했다.

이러한 식품업체들의 가격인상 꼼수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브랜드 신뢰도를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우려의 사실이 적지 않다.

이와 관련 한국소비자연맹 측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기업들이 명확한 가격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태”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은 정확히 제품용량에 따라 가격이 어떻게 되는지 소비자들이 알 수 있도록 공개해야 한다. 하지만 기업들은 오히려 소비자들이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는 기업들의 윤리적 문제로 해석할 수도 있다”며 “심지어 대기업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소비자연맹 관계자는 그러면서 “소비자는 알 권리가 있고 기업들은 윤리경영을 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며 “기업들이 제품가격을 올릴 때는 정당해야 하고, 명확하게 왜 가격을 올리는지 이유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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