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각 홈페이지>
[시사위크=조지윤 기자] 상반기 대한민국을 휩쓴 메르스 여파에도 불구하고 저가항공사들은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공항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7월 저가항공사의 국제선 이용 여객 수는 69만명으로 전년 기록 57만명 대비 약 21% 증가했다.

항공사별로는 제주항공이 25만9,234명으로 전년동월 대비 33% 증가했고, 진에어 14만948명으로 20%, 에어부산 12만2,885명으로 14%, 이스타항공 9만2,004명으로 6%, 티웨이항공 7만4,112명으로 13% 각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가격경쟁력’과 ‘공급능력 증가’… 저가항공사의 성공요인

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의 성적은 저조했다. 대한항공의 지난달 국제선 여객수는 134만2,637명으로 전년동월 대비 12% 감소했고, 아시아나항공은 96만9,127명으로 전년동월 대비 15%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다.

‘실적’면에서도 저가항공사들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특히 제주항공은 상반기 매출액 2,869억원, 영업익 288억원으로 사상 최대실적을 이뤘다. 이는 전년 상반기에 비해 매출액은 22%, 영업익은 851% 늘어난 수치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대한항공은 2분기 2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매출액은 2조7,86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8% 감소한데다 아시아나항공은 2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 5.4% 감소한 1조3,336억원을 기록해 대형항공사들의 성적이 저조함을 나타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저가항공사들의 주요 성공요인으로 ‘가격경쟁력’을 꼽고 있다.

최근 여행객들의 소비패턴 변화로 여행에 있어 갈수록 합리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 소비자들은 항공권에 드는 비용을 절약해 여행지에서 소비하려는 성향이 늘었다.

특히 동아시아 등 가까운 지역을 여행할 때는 기존 대형항공사에서 누릴 수 있는 기내식이나 여타 편의제공 서비스 등을 포기하고 되도록 항공비용을 아껴 현지에서 소비하려는 추세다. 이에 주로 가까운 동아시아 지역 노선을 중심으로 운항하는 저가항공사들을 찾는 여행객들이 늘어난 것이다.

또한 ‘공급능력’이 늘어난 것도 저가항공사들을 찾는 여행객들의 증가를 부른 요인으로 꼽힌다.

저가항공사들은 신규 취항하는 노선을 확대 중이며 운항횟수와 보유항공기 수도 늘려가고 있다. 제주항공은 연말까지 보유항공기 2대를 추가할 계획이며, 진에어는 올해 말까지 항공기 4대를 더 도입할 계획이다. 이스타항공 역시 내년 상반기까지 5대의 항공기를 추가할 예정이다.

▲ <사진='제주항공' 홈페이지 캡처>
◇ 기내식 유료화, ‘고객 설득’ 이끌어내는 것이 관건

이미 해외여행은 ‘사치’가 아니라는 인식이 대중화되고 있다. 여행객들은 더 이상 비행기 타는 자체를 특별한 경험으로 삼지 않는다. 대신 그 비용으로 현지에서 더 많은 체험을 즐기고자 한다.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저가항공사들은 갈수록 성장세를 타고 있다. 다만 앞으로 해결해나가야 할 숙제도 분명 있다.

저가항공사들은 최근 항공료를 낮추기 위해 기내식 등 서비스의 유료화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상 기내식이 유료라는 것은 공감을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저가항공사들이 향후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성장세 동력에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해외 저가항공사들은 기내서비스가 모두 유료이며 이로 인해 대형항공사와의 항공료 가격차이가 최대 40%에 달할 정도로 저렴하다. 국내 저가항공사들은 그간 기내식을 무료제공하면서 항공료에 반영해왔고 이 때문에 대형항공사와의 항공료 가격차이가 20~25%에 그칠 정도였다.

현재 제주항공이 서비스 유료화를 처음 시도해 안착시킨 가운데 이스타항공은 지난 6월 생수를 제외한 모든 음료와 식사를 유료화했다.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등도 서비스 유료화를 고려중이다. 이들은 앞으로 소비자들을 설득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내 저가항공사들에게는 기존 ‘대형항공사 중심의 항공시장’에서 성장해나가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이와 관련 제주항공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해외 항공시장에 비해 국내시장은 저가항공사의 비중이 적어 앞으로는 대형항공사들 중심 항공산업계에서 저가항공사로서 성장해나가야 하는 게 과제”라면서 “이를 위해 현재 저가항공사들은 국내선시장뿐만 아니라 국제선시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주항공의 경우, 향후 국제선 비중을 늘려나갈 계획이며 현재 취항할 수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노선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제주항공의 ‘아시아를 여행하는 가장 쉬운 방법’ 슬로건처럼 앞으로 동아시아시장에서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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