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원산업의 1,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 300억원의 미매각이 발생했다.<사진='동원산업' 홈페이지 캡처>
[시사위크=조지윤 기자] 동원산업이 연이은 실적부진 속에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하지만 700억원의 유효수요만을 모으는데 그쳐 투자수요 확보에 난항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2개 기업이 회사채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며 총 규모는 1조9,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동원산업의 3년물 1,000억원 규모 수요예측에는 300억원의 미매각이 발생했다. 동원산업은 신용등급 ‘AA-’의 양호한 신인도를 유지하고도 시장의 외면을 받게 됐다.

◇ 높은 ‘신용등급’만으로는 투자심리 얻기 힘들어

동원산업은 최근 잇따른 수익성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동원산업의 매출액은 6,771억8,000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5억원(0.5%)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88억1,000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8억원(31.89%)이나 급감했다. 영업이익률 또한 2012년 9.1%에서 2013년 7.7%, 2014년 5.9%로 떨어진 후 올 상반기 2.8%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3년째 연이은 실적 악화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수익성 악화는 2012년 이후 하락한 참치 원어가격 및 어획량 감소 등의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된다. 참치 원어가격은 2012년 6,713원(1kg당)에서 올해 상반기 4,571원으로 무려 32%나 떨어졌다. 게다가 참치 어획량은 어획 규제 강화로 2005년부터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또 2012년 하반기부터 지속된 엔화 약세와 최근 일본 경기침체의 영향도 컸던 것으로 보인다. 동원산업의 매출은 일본에 참치용 횟감을 수출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동원산업은 투자수요 확보 및 자금조달을 위해 1,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한 것으로 보인다. 동원산업은 지난해 5년물 1,000억원 회사채를 발행한 데 이어 또 한번 공모채 시장에 등장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무엇보다 지난해 5년물 1,000억원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2,200억원의 기관자금을 끌어모은 바 있어 이번 수요예측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 <사진='동원산업'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이번 수요예측 결과 300억원의 미매각이 발생하는 등 자금조달에 나선 동원산업으로서는 웃지 못할 결과가 나왔다. 특히 동원산업은 지난 20일 ‘AA-’의 양호한 신용등급 평가를 받은 바 있어 회사채 수요예측에는 신용등급뿐만이 아닌 최근 실적과 채무상환능력 등 다양한 요소가 적용됨을 보여주는 예가 됐다.

현재 업계에서는 영업실적이 악화되고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이 제기되는 기업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좋지 못하다는 것이 전반적인 시각이다. 투자자들은 같은 신용등급이라도 실적이나 각종 리스크 등을 따지는 추세다. 과거 해당 기업의 신용등급이 ‘A+’만 넘기면 수요예측에 참여했던 것과는 많은 변화가 생긴 것이다.

동원산업은 2012년 1조5,436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이후 2013년 1조,4438억원, 2014년 1조3,839억원으로 연이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신규선박 건조와 물류센터 설립을 위한 자금이 많이 소요돼 부담이 더해졌다. 또 하반기 물류업계 최대 이슈인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전에도 참여해 계속된 자금 출혈이 예상되고 있다.

다행히 업계 일각에서는 동원산업에 대해 2016년부터는 이익이 빠르게 증가할 전망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동원산업의 경우 주력사업인 수산과 유통 부문이 잇따른 실적 악화를 보이고 있는 반면 물류사업 부문은 작은 규모지만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물류 부문의 경우 올 상반기 매출이 1,03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91억원(9.7%) 증가해 수산 부문·유통 부문과는 대조적인 결과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수산 부문 매출은 1,22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2억원(4.8%) 감소, 유통 부문의 매출은 4,56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3억원(1.1%) 감소했다.

아울러 동원산업의 전체 매출에서 물류 부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2012년 10.3%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15.1%로 상승했다.

최근 동원산업 역시 영업실적 악화가 참치 원어가격 하락 및 투자자금 출혈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과연 동원산업이 물류 부문 강화를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며 실적 상승을 꾀해 자존심 회복에 나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