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이 육군 대전차 무기 ‘현궁’의 부실 성능 평가 의혹과 관련해 LIG넥스원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25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판교 LIG넥스원 R&D센터 전경.(사진=뉴시스)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방위산업체인 LIG넥스원이 상장을 목전에 두고 방산비리 의혹에 휘말려 곤혹스런 표정이다. 기업공개나 상장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방산비리에 대한 수사가 장기화 될 경우 주가 등에 적지 않은 영향이 우려된다.

◇ 상장 앞두고 장비납품 비리 의혹 ‘압수수색’

현재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이하 합수단)은 LIG넥스원이 국방과학연구소에 부실한 성능평가장비를 납품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LIG넥스원 측이 국방과학연구소에 납품한 성능평가장비는 육군 대전차 유도무기 ‘현궁’에 대한 성능 검사를 위한 것으로, ‘현궁’ 무기 자체에는 결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를 평가하는 장비 자체가 불량인 것으로 드러난 만큼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합수단은 25일 국방과학연구소와 LIG넥스원 등 ‘현궁’ 개발 사업과 관련된 기관 4∼5곳을 동시 다발적으로 압수수색했다.

LIG넥스원은 상장을 앞둔 시점에서 이같은 악재가 터졌다는 점에서 상당히 곤혹스러운 눈치다. 당장 다음달 1일과 2일 국내외 기관투자자의 수요예측이 예정돼 있는 가운데, 이번 악재가 공모가 산정 등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 LIG넥스원의 공모 예정가는 6만6,000원~7만6,000원이고, 예상 시가총액은 1조4,500억~1조6,700억원 규모다. 공모 규모는 4,554억~5,244억원에 이른다.

LIG넥스원 측은 “상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투자자들 입장에서 어떻게 평가할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LIG넥스원 측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사실 국방과학연구소에 문제가 있는 부품(성능평가 하기 위한 가상표적)을 납품한 곳은 자사 협력업체로, 신제품을 넣어야 하는데 중고부품을 집어넣는 등으로 납품해 문제가 된 것”이라면서 “이 같은 내용은 이미 지난달 감사원에서 지적한 사안으로, 부당이익금에 대한 조치도 모두 이뤄진 상태다. 합수단의 이번 압수수색은 감사원 발표에 따른 후속조치 차원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공개(IPO) 일정과 상장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물론 투자자들 입장에선 불안하거나 의구심을 품을 수도 있겠지만, 해당 사안이 정말 그럴만한 건인가에 대한 부분은 시장이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이 육군 대전차 무기 ‘현궁’의 부실 성능 평가 의혹과 관련해 LIG넥스원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25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판교 LIG넥스원 R&D센터 전경.(사진=뉴시스)

◇ LIG넥스원 “상장 문제없을 것”

실제 투자업계에서는 LIG넥스원에 대한 이번 악재는 상장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지난 7월 감사원 결과를 통해 상당부분 문제점이 알려진데다, 부당이익으로 지적된 금액의 규모가 작고, 무엇보다 LIG넥스원의 귀책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회사의 안정성이나 사업의 지속성에 직접적 영향을 줄만한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다만 방산비리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장기화 될 경우, 사정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긴장을 끈을 놓을 수 없어 보인다. 실제 합수단은 장비성능평가를 납품 과정에서 국방과학연구소와 납품사 간의 유착이 있었는지, 뒷돈이 오갔는지 등에 대해서도 수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설상가상 LIG넥스원은 최근 군수품 시험성적서 위변조에 연루돼 방사청으로부터 3개월 정도의 입찰제한을 받아 법원에 효력정지 신청을 한 상태다. 기업공개를 거쳐 상장과정까지 무사히 진행된다 하더라도 향후 주가 등에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LIG넥스원은 다음달 1~2일 국내외 기관투자가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산정해 18일 상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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