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진그룹이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사진='한진그룹' 홈페이지 캡처>
[시사위크=조지윤 기자] 한진그룹이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주력 계열사는 주춤한 실적과 신용등급 하락 등으로 사업이 부진한 한편 최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취업 청탁건과 관련 검찰 조사를 받는 등 안팎으로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조양호 회장의 경우 현재는 참고인 신분이지만, 검찰 수사에 따라 혐의가 드러날 경우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될 수 있다. 자칫하다간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을수도 있다. 딸인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의 ‘땅콩회항’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은 시점에 또다시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는 셈이다.

◇ 한진 “회사채 발행 조달자금 특정용도 위한 건 아니다”

한진그룹의 모기업인 종합물류기업 한진이 올해 상반기 600억원 회사채 발행에 나선 데 이어 이달 또 한 번 대규모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지난 1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은 이달 15일 8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2년물과 3년물로 나눠 각각 600억원, 200억원씩 조달할 예정으로 현재 한진은 대우증권과 유안타증권을 공동 대표주관사로 선정하고 수요예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조달자금을 오는 21일 만기 예정인 회사채(1,000억원)의 일부 상환에 사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진은 지난 3월에도 6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 나섰지만 미배정을 기록한 바 있다. 2년물과 3년물 각각 400억원, 200억원 발행 예정으로 금리를 당시 3년 만기 국채 금리(1.9%)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연 4.34%, 연 4.72%를 주겠다고 했지만 수요예측에서 각각 280억원, 110억원 참여에 그쳤다. 결국 발행 금액의 35%인 210억원어치를 팔지 못한 것이다.

이와 관련 한진 측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이번 회사채 발행에서 조달된 자금은 특정용도를 목적으로 추진된 것은 아니다”면서 “조달자금은 투자사업의 확대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알려진 것처럼 21일 만기되는 회사채 1,000억원의 상환에도 일부 쓰일 예정이다. 정확한 금액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진의 신용등급은 다른 대기업과 비교했을 때 낮은 편이라는 평가가 많다. 게다가 이 때문에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할 때도 있다는 업계의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한진 관계자는 “한진이 물류업체다보니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류센터나 항만 등 인프라의 확충을 위한 비용이 막대하고 각종 설비 등에도 많은 비용이 든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 3월 6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이 기대만큼 결과를 얻지 못한 원인에 대해선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라기보다는 당시 회사채시장 자체가 저조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대한항공, 항공업계 경쟁 치열해 점유율 낮아져

한진그룹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되는 등 불안요소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달 17일 NICE신용평가는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을 BBB+로 떨어뜨렸다. 동시에 한진칼의 신용등급은 A-에서 BBB로 하향조정했다. 한국기업평가도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BBB+로 하향조정했다.

 
이는 메르스 여파와 수송점유율의 하락, 대규모 항공기 도입 계획까지 겹치며 사업안정성이 저하되고 재무적 부담이 증가한 데 가장 큰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대한항공의 국제선여객 부문 점유율은 2010년 38.5%에서 2014년 29.2%까지 감소했고, 국제선 화물부문도 같은 기간 49.0%에서 42.9%로 축소됐다. 또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월셔그랜드호텔 재건축과 신규 항공기 100대 도입 계획까지 밝혀 계속된 재무부담의 증가를 예측하게 했다.

특히 2분기 대한항공의 저조한 실적 또한 신용등급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의 2분기 매출액은 2조7,859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줄었고 영업손실 규모도 26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상반기 부채비율은 846.7%에 육박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 한진그룹의 매출액은 요약 연결재무정보 기준 7,824억3,611만4,000원, 영업이익은 190억9,425만7,000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액 7,365억5,992만8,000원, 영업이익 267억7,397만9,000원에 비해 매출은 늘었지만 오히려 영업이익은 감소해 상반기 한진그룹의 실적이 불안했음을 나타낸다.

대한항공의 경우 투자는 확대하고 있지만 항공업계에 저가항공사와 외국항공사들까지 경쟁에 참여하며 갈수록 점유율이 감소하고 있는 추세라 실적개선을 이루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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