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남동발전 진주사옥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공기업 및 공공기관들이 가시방석이다. 내일(10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이하 국감) 때문이다.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기관임에도 억대 성과급 잔치와 방만경영 등으로 ‘국감’ 단골손님이었던 만큼 올해 국감에선 또 어떤 비위사실이 드러날 지 초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벌써부터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에너지 공기업들은 좌불안석이다. ‘에너지 공기업 저격수’로 불리는 박완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국회 산업통상자원위)의 매서운 공격이 시작돼서다. 특히 한국남동발전(이하 남동발전)의 경우 각종 특혜의혹과 혈세낭비, 방만경영까지 고구마줄기처럼 불거져 나오고 있어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 300억 투자 vs 3년째 4,700만원 판매고

우선 ‘인공경량골재사업’에 대한 문제점이 도마 위에 올랐다. ‘영흥화력 인공경량골재사업’은 발전연료인 석탄을 태워 발생한 재(ash) 70%에 준설토 30%를 섞어 천연골재보다 가벼운 인공경량골재를 생산하는 사업으로, 지난 2010년 공장 건설에 착공한 뒤 2012년 12월에야 완공돼 생산에 들어갔다.

하지만 해당사업은 300억원이 넘는 투자에도 불구하고, 특혜와 부실운영의 악순환이 이어지면서 혈세낭비 논란을 낳고 있다. 남동발전이 인공경량골재사업을 하겠다며 사용한 투자비는 공장신축 228억원, 지체상금미수 60억원, 운영인건비 30억원, 계획예방정비공사비 10억 등 현물로 투자한 공장부지 2만5000㎡를 제외하고도 328억원이 넘는다.

박완주 의원에 따르면 당초 13개월이면 완공된다던 공장은 33개월이 걸려 2012년 12월에야 마무리됐다. 공장 완공이 지연됨에 따라 65억원이 넘는 지체보상금이 발생했지만, 어느 누구도 이를 책임지지 않았다.

게다가 300억이 넘는 혈세가 투입된 남동발전 경량골재공장은 지난 3년간 고작 수천만원에 불과한 판매고를 올렸다. 박완주 의원에 따르면 남동발전 경량골재공장은 2013년 590㎥를 생산해 224㎥를 판매, 총수익금 1,500만원에 불과했다. 2014년은 2,467㎥ 생산에 844㎥ 판매해 4,400만원, 올해도 1,117㎥ 생산에 968㎥ 판매로 4,700만원이 고작이었다.

사정이 이럼에도 올해 사용된 인건비만 13억원, 정비비(9억)와 일반관리비 등 20억원을 넘겼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남동발전이 인공경량골재사업이 계속 운영되는 것처럼 보이도록 막대한 관리비 예산을 사용한다는 의혹마저 일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박완주 의원은 “경량골재 사업은 그동안 편법과 특혜로 점철됐지만 누구도 고발되거나 처벌을 받지 않았고 비용도 남동발전이 떠안았다”면서 “상식으로 이해하기 힘든 각종 특혜에도 남동발전은 해결 방안을 내놓지 않아 결국 국민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남동발전은 특혜사업에 이어 부실운영이라는 악순환을 해소하는 방안을 조속히 내놔야 한다”고 꼬집었다.

◇ 75억규모 직원숙소용 아파트 비리 의혹까지…

▲ 허엽 한국남동발전 사장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남동발전은 본사를 진주로 옮기는 과정에서 정부 승인도 받지 않고 직원숙소용 아파트에 75억원을 멋대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남동발전은 직원숙소용 아파트 25세대(분양면적 33평형)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66억5,000만원, 자체 신축(58세대)과정에서 8억2,000만원을 추가로 집행했다. 공식 반박자료를 통해 ‘마땅한 지침이 없는 형편에 사전 국토교통부 등과 협의를 했다’고 강변 했지만 논란이 불가피한 형편이다.

여기에 전순옥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은 남동발전이 내부고발자를 보호하기는커녕 두 차례나 보복성 징계 처분을 내렸다고 지적했는가 하면, 이현재 새누리당 의원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12개 에너지 공기업 중 남동발전이 출자회사를 퇴직 임직원의 재취업 창구로 활용한 사례가 가장 많은 점을 문제 삼기도 했다. 이현재 의원에 따르면 남동발전은 41명의 퇴직자가 출자회사에 재취업했다. 20명으로 조사된 한국전력공사(한전)의 2배가 넘는 규모다.

사정이 이쯤되면서 남동발전을 이끌고 있는 허엽 사장의 어깨는 무겁게 됐다. 하지만 남동발전이 안고 있는 문제나 세간의 비난들은 짧은 시간 쉽게 털어낼 수 있는 성격의 것들이 아니라는 점에서 사정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남은 임기 1년 동안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만만치 않은 가운데, 과연 허엽 남동발전 사장이 어떤 행보를 보일 지 관심이 집중되는 시점이다.

한편 본지는 여러 의원실에서 제기한 논란에 대해 사실관계 확인 및 입장을 듣고자 남동발전 측에 수차례 전화를 시도했으나,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았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