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도입을 놓고 내홍을 겪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지난 28일 부산에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대표와 회동을 갖은 김 대표, 30일 최고중진연석회의를 마치고 대표실을 나서는 김 대표, 같은날 새누리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김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 지난 1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농어촌 선거구 사수 농성장을 나서는 김 새누리당 대표, 같은날 국회에서 김무성 대표가 불참한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사진=뉴시스)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놓고 권력투쟁으로 치달았던 새누리당 내분이 어렵사리 ‘특별기구’ 구성으로 일단락됐지만, 위원장 및 위원 구성 문제를 놓고 김무성계와 친박계가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무엇보다 김무성 대표는 ‘전략공천 불가’를 외치며 추석 연휴 때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와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전격 합의했다. 반면 친박계에선 ‘전략공천’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김무성 대표가 주장한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두 진영의 속내가 복잡한 만큼 양측이 어렵사리 합의한 ‘특별기구’ 위원 구성에 난항이 예상된다. 특히 김무성 대표 측에서는 ‘전략공천 불가, 국민공천제 관철’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반면, 친박계에선 국민공천제를 비롯해 김 대표가 주장한 공천원칙의 무효를 주장하며 특별기구에서 공천기준을 원점에서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특별기구 위원 구성이 공천기준을 가를 중대 분수령으로 양측은 여기고 있다.

우선 김무성 대표 측에서는 특별기구 위원장을 황진하 사무총장이 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사무총장이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은 전례를 봐서라도 이번 특별기구 위원장은 당연히 황 사무총장 몫이란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이에 반해 친박계에서는 황 사무총장이 그동안 오픈프라이머리 추진과 안심번호 제도에 우호적인 면이 있었다고 반발하고 있다. 비록 황 사무총장이 ‘범친박계’로 분류되고 있지만, 김 대표가 사무총장에 임명한 점과 그동안 공천제도와 관련 김 대표와 궤를 같이한 점 등을 들어 제3의 인물이 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친박계에서는 새누리당 최고위원 가운데 한명이 특별기구 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럴 경우, 이인제 최고위원과 김태호 최고위원, 그리고 이정현 최고위원 등이 위원장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이인제 최고위원은 노동시장 선진화 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고, 이정현 최고위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릴 정도로 친박성향이 강해 김무성 대표 측에서 위원장으로 선뜩 받아들이기에 힘든 면이 있다.

반면 김태호 최고위원은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만큼, 제3자 입장에서 특별기구 위원장 역할을 무난히 수행할 수 있다는 게 친박 쪽의 생각이다. 하지만 유승민 전 원내대표 파동 때 친박계로 완전히 기울어진 김태호 최고위원을 특별기구 위원장으로 내세우기에는 김무성 대표 쪽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다.

새누리당은 5일 최고위원 회의에서 황진하 사무총장이 특별기구 구성안을 보고하게 된다. 현 시점에서 김무성 대표 측과 친박 쪽을 동시에 만족시킬 위원장을 찾기 힘들다는 점을 감안하면 격론이 예상된다.

특별기구 위원장 못지않게 위원구성도 난항이다. 김무성 대표 측에서는 국민공천제 TF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위원을 인선해야 한다는 구상이지만, 친박 쪽에서는 국민공천제 TF팀 상당수가 김무성 대표 측 사람이란 점을 들어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현재 국민공천제 TF에는 황 사무총장과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 박종희 제2사무부총장, 국회 정치개혁특위 간사인 이학재 의원이 당연직으로 참여하고 있고, 황영철·경대수·서용교·민현주·이우현·이현재 의원이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이우현 의원만이 친박계로 분류된다.

이처럼 특별기구 구성을 놓고 김무성 대표 측과 친박계가 한 치의 양보 없는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특별기구 구성 여부가 ‘전략공천’과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가를 중대한 변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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