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공천권을 놓고 당·청 갈등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 내 ‘조기 개각설’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황우여 사회부총리(오른쪽)와 최경환 경제부총리(왼쪽).
[시사위크=우승준 기자] 최근 공천권을 놓고 당·청 갈등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 내 ‘조기 개각설’이 확산되고 있다. 국회의원을 겸직 중인 관료들에게 내년 총선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7일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추석 연휴를 전후로 청와대가 국회의원을 겸직하고 있는 장관들에게 총선 출마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여권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청와대 비서진과 마찬가지로 자천타천으로 총선 출마가 알려진 일부 장관들에 대한 출마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내년 총선 출마와 관련된 대상자로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이다.

조기 개각설은 지난 5일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과 박종준 경호실 차장이 총선 출마를 위해 사의를 표명한 시기와도 맥을 같이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정치권 내에서는 청와대가 교체 대상 장관의 후임자를 물색 중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발 조기 개각설이 힘을 받는 이유다.

청와대가 ‘내부 인사들의 출마 여부 확인’ 행보를 보이는 데는 공천권 관련 구설수에 최대한 벗어나기 위함으로 관측되고 있다. 공천권을 놓고 당·청 갈등이 불거진 이 시기에 청와대는 여당 내 공천 문제에 개입한다는 눈총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청와대가 내부 총선 출마자 문제를 빨리 매듭짓고, 논란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풀이다.

조기 개각설과 관련해 ‘일괄 개각설’ 및 ‘순차 개각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청와대 내에서는 정부 예산안 처리가 마무리되는 연말, 두 가지(일괄·순차) 방향 중 하나인 조기 개각설이 진행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다만 총선 출마 희망자 전원에 대한 ‘일괄 개각’의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된다. 유일호 국토부 장관과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은 임명된 지 7개월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따라서 교체에 대한 부담이 상당하다. 총선 때문에 장관직을 내려놓는 모양새가 썩 좋지 않다는 것이다.

반면 순차 개각설의 가능성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정치권 내에서는 황우여 부총리 등 일부 부처 장관들을 우선적으로 교체하고, 연말 예산안 처리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후속 개각을 단행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7일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오후 춘추관을 찾아 “장관들한테 총선 출마 여부를 일일이 물어봤다는 보도가 있다”며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이에 정치전문가들은 청와대가 조기 개각설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는 기미가 보이자 서둘러 수습에 나선 것으로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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