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가 미국 진출 29년 만에 1,00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현대자동차가 지난 26일(미국 현지시간) 미국 자동차 시장 진출 29년 만에 누적 판매 1,000만대 돌파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성과는 ‘미국’에서 일궈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미국은 GM, 포드 등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자국 자동차 브랜드가 즐비할 뿐 아니라,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이 가장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시장이다. 현대차는 이러한 미국 시장에서 오랜 기간 꾸준히 선택을 받으며 1,000만대 판매 돌파라는 금자탑을 쌓는데 성공했다.

◇ 1986년 처음 미국 진출… 29년 만에 쌓은 ‘대기록’

현대차가 미국에 처음 진출한 것은 지난 1986년이다. 울산 공장에서 생산된 소형 승용차 ‘엑셀’이 처음으로 미국 시장에 선을 보였다.

당시 현대차는 가격 대비 높은 상품성과 세련된 디자인을 바탕으로 첫 해 16만8,882대를 판매한데 이어 4년 만에 100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글로벌 자동차 업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이후에도 미국 진출 13년 만인 지난 1999년 누적 판매 200만대를 달성했으며, 2002년 300만대, 2005년 400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입지를 다져나갔다.

특히 현대차는 앨라바마 공장이 준공된 2005년 이후 연 평균 6%대의 성장을 거듭하며 본격적으로 판매에 탄력을 붙였다. 그 결과 2007년 500만대, 2009년 600만대, 2011년 700만대, 2013년 800만대, 2014년 900만대를 차례로 돌파했다.

또한 현대차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판매 성장을 기록했고 2010년부터는 매년 연간 판매 신기록을 달성하고 있다. 올해 역시 지난 9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3.7% 성장한 57만8,190대를 판매해 또 한 번 신기록 달성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미국 진출 29년 동안 엑셀을 비롯해 총 15개의 차종을 선보였으며, 현재는 엑센트, 엘란트라, 벨로스터, 쏘나타(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 아제라(국내명 그랜저), 제네시스 쿠페, 제네시스, 에쿠스, 투싼, 싼타페(맥스크루즈 포함) 등 전 차급에 걸쳐 총 11개 차종을 판매하고 있다.

▲ 쏘나타.
◇ 미국에서도 통한 ‘쏘나타’, RV·고급차의 비중 확대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현대차 차종은 역시 쏘나타다. 지난 1985년 출시돼 30년간 동일한 차명을 유지하며 국내 최장수 단일 브랜드로 기록되고 있는 ‘쏘나타’는 지난 1989년부터 미국에서 판매되기 시작해 이달까지 총 249만8,203대가 판매됐다.

특히 강렬한 디자인과 높은 상품성으로 미국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6세대 쏘나타(YF)는 2012년 무려 23만605대가 판매돼 미국에서 판매된 현대차 차종 중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판매된 차종으로 기록되고 있다.

또한 현대차는 진보된 기본 성능과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갖춘 신형 쏘나타(LF)를 지난해 5월부터 선보여 월 평균 1만4,000대 가량 판매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부터는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투입해 갈수록 치열해지는 미국 친환경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미국 시장 역대 판매 2위를 달성한 차량은 현대차 단일 차종 최초로 글로벌 판매 1,000만대를 돌파한 ‘엘란트라’다. 1991년부터 이달까지 총 248만4,788대가 판매돼 명실상부한 ‘글로벌 국민차’의 저력을 미국에서도 보여줬다.

엘란트라는 지난 2012년 1월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북미 국제 오토쇼’에서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된 것을 시작으로 2013년 초까지 ‘캐나다 올해의 차’, ‘남아공 올해의 차’ 등 주요 지역에서 최고의 자동차로 선정되는 쾌거를 달성하기도 했다.

미국 시장에서 3번째로 많이 판매된 차량은 현대자동차의 미국 시장 진출의 문을 연 ‘엑셀’로 현재 소형 승용 라인업을 이어가고 있는 ‘엑센트’를 포함해 총 225만여대가 판매됐다.

이어 싼타페(맥스크루즈 포함)가 124만여대, 투싼이 46만여대로 RV차종들이 뒤를 잇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소형차 위주의 라인업에서 벗어나 RV와 대형/고급차의 판매 비중이 점차 확대되며 현대자동차의 수익성 개선과 브랜드 인지도 제고는 물론, 한국 수출 산업 발전에도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싼타페는 2012년 현행 모델(DM)을 미국 시장에서 선보인 이후 매년 20% 대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올해도 9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싼타페와 함께 현대자동차의 RV 라인업을 이끌고 있는 투싼 역시 지난 2006년 미국 시장에 처음 진출한 이후 꾸준히 연간 4만대 가량 판매되고 있으며, 8월부터는 신형 투싼을 투입하면서 9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1% 증가하는 등 전체적인 RV 판매 확대를 견인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현대차는 지난 2008년 현대차 최초의 럭셔리 세단인 ‘제네시스’를 미국에 선보였으며, 2009년 ‘북미 국제 오토쇼’에서 아시아 대형차로는 처음으로 ‘올해의 차’에 선정되는 등 현대차의 브랜드 이미지를 탈바꿈 시켰다. 현대차는 이를 계기로 2010년 플래그십 세단 ‘에쿠스’까지 성공적으로 런칭했다.

이러한 차종 라인업 보강을 통해 2000년 전체 판매 대비 5.0%에 불과했던 RV 및 대형차 비중은 현재 26.8%까지 큰 폭으로 증가했다.

▲ 엘란트라.
◇ 우수한 품질에 파격적 마케팅 활동

한편, 현대차가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29년간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오며 누적 판매 1,000만대를 달성한 데에는 품질경영을 통한 우수한 품질과 현지 고객들의 요구사항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상품성이 가장 큰 밑바탕이 됐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제네시스와 엘란트라의 ‘북미 올해의 차’ 선정 외에도 V8 타우엔진과 1.6ℓ 감마 GDi 엔진이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 연속 ‘세계 10대 엔진’으로 선정되는 등 미국 현지의 각종 기관과 언론으로부터 최고의 상품성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뿐만 아니라 현대차는 미국 소비자들을 겨냥한 파격적인 마케팅 활동과 다양한 서비스 프로그램을 선보여 현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2009년 금융위기로 인해 미국 자동차 시장이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선보인 ‘어슈어런스 (Assurance) 프로그램’이다.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은 차량 구매 후 1년 이내에 실직 등으로 운행이 불가능하게 될 경우 차량을 반납할 수 있도록 하는 파격적인 내용으로 많은 호응을 얻었다.

이후 현대차는 ‘현대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에 미국 최고의 워런티(America’s Best Warranty), 블루링크 커넥티드 케어, 로드사이드 어시스턴스(Roadside Assistance), 카 케어(Car-care) 프로그램 등 다양한 내용의 서비스를 포함해 종합적인 고객 관리 프로그램으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

또한 현대자동차는 스포츠, 문화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며 미국 내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미국 내 최고의 인기 스포츠인 미식축구(NFL)와 공식 후원 계약을 맺어 미식축구를 활용한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3월에는 미국 서부 최대 미술관인 LA카운티미술관(LACMA)과 중장기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이자 자동차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이와 같은 성과를 거뒀다는 것은 현대자동차의 우수한 품질과 가치를 인정받았음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향후에도 고객이 원하는 것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신차를 지속적 투입하고,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해 브랜드 위상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