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무 LG그룹 회장.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LG그룹의 구본무 회장이 한 달 가량 일정으로 하반기 업적보고회에 돌입함에 따라 보고주체인 계열사들의 긴장감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구본무 회장은 보고회에 나온 결과를 참고해 이후 연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져 구본무 회장의 칼끝이 어디로 향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 LG생활건강, 유플러스, 디스플레이, 화학 등 선전

2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올 3분기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대비 26.6%증가한 1,90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누계실적 역시 5,36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4.2% 증가했다.

올해로 임기 6년차의 이상철 부회장이 이끄는 LG유플러스는 매출 면에선 전년 동기대비 감소한 부분이 있지만, 올해 3분기까지 누적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34.6% 상승한 5,192억원, 당기순이익은 118.8% 상승한 3,116억원을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36.9% 감소했지만, 올해 누계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3.9%, 당기순이익도 96.3% 증가했다. 특히 LG디스플레이의 경우 그룹차원서 올레드에 역점을 두고 시장을 개척한다는 목표가 명확하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힘을 실어주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엔지니어 출신인 한상범 대표는 지난 2011년 말 취임 후 올레드 사업을 LG디스플레이의 차기 성장 동력으로 꾸준히 추진 중에 있다.

LG화학도 올해 3분기까지 매출에선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축소했지만, 3분기 영업이익과 누계실적이 각각 52.8%, 36.4% 증가하는 등 양호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 LG전자, LG이노텍과 동반 추락

반면 3분기 및 올해 들어 처참한 실적을 보여준 LG전자 등은 긴장모드에 돌입할 전망이다.

LG전자는 올해 3분기 실적으로 매출 1조4,028억원, 영업이익 2,039억원, 당기순이익 1,24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각각 4.7%, 36.8%, 38.4% 하락한 수치로, 누계실적 또한 4.2%, 45.7%, 44.9% 감소했다.

이 같은 성적은 글로벌 경기 악화 속에 휴대폰 사업부의 부진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올해 3분기 MC사업부 매출은 3조3,77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20.7%나 줄었고, 영업손실은 776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1686억원에서 적자전환 했다. 이는 올해 초 출시한 G4의 흥행이 실패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지난해 말 취임해 ‘V10’ 개발부터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조준호 MC사업부 사장의 거취는 V10 및 내년 차기작들의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다만 G4의 흥행실패에 대한 실무진 차원서의 문책성 인사는 이뤄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그 외 GM의 전략적 파트너로 선정된 VC사업부 중심의 사업 개편도 본격화 될 수 있다.

LED사업의 적자폭 확대로 부진한 실적을 낸 LG이노텍은 올해 3분기 매출 1조5,588억원, 영업이익 606억원, 당기순이익 23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각각 5.5%, 41.1%, 59.3% 하락한 수치로, 누계실적 또한 각각 2.2%, 30.2%, 29.6% 감소했다.

◇ 구본무 회장, 단기 실적보다 장기적 관점 중시 

그간 구본무 회장이 보여준 코드는 단기간의 실적도 중요하지만, 부진한 실적에도 미래 성장전략을 마련해 준비를 해왔느냐는 점이다. 실제 지난 2013년 LG화학 박진수 대표는 실적으로는 부진했지만, 전기차 배터리 등 육성사업에서 성과를 내 같은 해 부회장으로 승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각에선 글로벌 경기불황이란 상황에서 당장 성과를 낼 순 없지만, 이 후 성장 동력을 착실히 준비해 놓은 계열사들은 연말 칼바람을 피해갈 수 있을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구본무 부회장은 R&D 투자 등을 바탕으로 시장 선도 기술의 확보를 지속적으로 주문해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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