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화학의 ‘동부팜한농’ 인수가 가시화되면서 향후 농업화학 분야로 사업 영역이 확대될 전망이다.<사진='LG화학' 홈페이지>
[시사위크=조지윤 기자] LG화학의 ‘동부팜한농’ 인수가 가시화되면서 향후 농업화학 분야로 사업 영역이 확대될 전망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 11일 동부팜한농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음을 통보받았다.

매각주간사는 산업은행과 크레디트스위스(CS)로, 이들은 서류 심사를 통해 LG화학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확정했다.

LG화학 측은 12일 이같은 내용을 금융감독원에 공시하며 향후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는 시점에 재공시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 LG화학 “동부팜한농 인수, 농업화학 부문 ‘성장성’ 주목한 것”

동부팜한농은 국내 최대 농자재 전문 기업으로 농약·비료·종자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동부팜한농은 현재 국내 농약시장에서 점유율 1위(27%), 비료·종자 시장에서 점유율 2위(19%)를 자랑하는 업체로 자체 연구·개발한 농작물 종자만 해도 600여개에 이른다. 동부팜한농은 지난해 매출 7,127억원, 영업이익 142억원을 올렸으며 올해 상반기(1월~6월) 매출은 4,682억원, 영업이익은 720억원에 달했다.

LG화학은 그간 기초소재(석유화학)·정보전자소재·재료·전지 등의 사업군을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해왔다. 이번에 동부팜한농 인수가 확정되면 기존 사업군에 농업화학 부문을 추가함으로써 종합화학회사로 거듭나게 될 전망이다.

또한 전기차 배터리와 수처리 등을 포함한 고부가·신성장 동력을 고루 갖추게 돼 수익 창출이 기대되며, 농약원제를 만드는 계열사 LG생명과학과의 시너지도 기대된다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번 LG화학의 동부팜한농 인수에 대해 경쟁사인 삼성·롯데·한화의 ‘빅딜’을 의식한 것 아닌가하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사진='동부팜한농' 홈페이지>
지난달 30일 삼성과 롯데간의 빅딜에 따라 삼성정밀화학·삼성BP화학·삼성SDI 케미칼 등 3개사가 롯데그룹으로 매각될 것이 발표됐다. 이에 따라 롯데케미칼은 3조원대에 달하는 인수금액 중 2조3,000억원을 삼성SDI 케미칼 부문 지분 90%를 사들이는데 쓰게 됐다. 또한 삼성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정밀화학의 지분 31.5%(삼성 BP화학 지분 49% 포함)는 4,650억원 규모로 양도양수계약이 체결됐다.

앞서 지난해 11월, 한화는 삼성그룹과 삼성테크윈 지분 32.4%, 삼성종합화학 지분 57.6%(삼성테크윈 지분 포함 시 81%) 등을 인수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업계에서는 이 빅딜에 대해 유화사업과 방산산업 등 핵심 사업을 강화하고 침체된 석유화학 업황을 돌파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이로써 한화그룹은 삼성종합화학 지분을 한화에너지가 30%(5,368억원), 한화케미칼이 27.6%(4,941억원)씩 각각 취득하게 됐다.

이처럼 석유화학 업계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업계 1위 LG화학으로서도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분석이 제기됐다. 현재 다수의 전문가들은 석유화학 업계가 더 이상 본업 중심의 사업구조만으로는 성장할 수 없으며, 생존을 위해서는 사업 다각화와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등 변화가 필요함을 언급하고 있다.

이와 관련 LG화학 측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동부팜한농 인수에 대해) 확정된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이어 “현재 실사를 진행 중이며 가격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특별한 언급은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관계자는 또 “삼성이나 롯데, 한화 측의 빅딜 관련 발표 이전부터 동부팜한농 인수는 계획하고 있었던 일”이라며 “따로 의식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 화학회사들이 기존 화학 부문에서 농업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는 추세다. 성장성을 보고 동부팜한농 인수를 추진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각주간사인 산업은행과 크레디트스위스(CS)에 따르면 실사를 거쳐 올해 안에는 동부팜한농의 매각이 마무리 지어질 예정이다. 매각 대상은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원익파트너스, 큐캐피탈파트너스 등 재무적투자자의 보유 지분 50.1%와 동부그룹의 지분 49.9%를 합친 동부팜한농 지분 100%다. 현재 시장에서는 매각가격을 5,000억~6,000억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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