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정사진이 헌화 및 분향을 하고 있는 후배 정치인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결식은 26일 오후 2시부터 국회의사당 앞뜰에서 1시간 20분 가량 진행됐다. <사진=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지난 22일 새벽 서거한 김영삼 전 대통령이 영결식을 마치고 영면에 들어갔다. 독재에 항거한 민주투사로, 또 국회를 사랑한 의회주의자로 ‘민주화’라는 큰 선물을 남기고 떠났다. 고인을 마지막으로 배웅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 등 남은 정치인들은 무거운 마음으로 ‘의회주의 복원’을 말했다.

첫 국가장으로 치러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결식은 26일 오후 2시 부터 국회의사당 앞뜰에서 약 1시간 20분간 진행됐다. 아침부터 조금씩 내리던 진눈깨비는 영결식 시작과 동시에 함박눈으로 변해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는 듯 했다. 영결식에는 유가족을 비롯해 장례위원장 황교안 총리와 이명박 전 대통령 내외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도 참석했다. 정의화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 및 원내대표, 서청원 최고위원 등 여야 정치인들이 참석했다.

▲ 아침부터 내렸던 진눈깨비는 영결식이 시작돼자 함박눈으로 바꼈다. 하늘도 고인의 영면을 애도하는 듯했다. 이날 영결식에는 유가족을 비롯해 황교안 국무총리, 정의화 국회의장, 여야 정치인과 원로 정치인들이 모두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 첫 국가장, 하늘도 함박눈으로 고인의 영면 애도

이밖에 최형우 전 내부장관과 김동영 전 의원 등 상도동계 원로들이 함께했으며, 권노갑 상임고문 등 동교동계 원로들도 참석해 고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특히 권노갑 상임고문이 도착하자 김무성 대표가 벌떡 일어나 제일먼저 맞이하기도 했다. 다만 박근혜 대통령은 건강상의 이유로 부분참석 하는 것으로 대체했다.  

▲ 특히 김영삼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상도동계 핵심으로 통했던 최형우 전 내무부장관 등 동지들은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사진은 영결식 시작에 앞서 오열하는 최형우 전 내무부장관
김동건 전 아나운서의 사회로 시작된 영결식은 정종섭 행자부 장관의 약력보고와 황교안 총리의 추도사가 이어졌다. 황교안 총리 다음으로 추도사를 한 김수한 전 국회의장은 더욱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김 전 국회의장은 상도동계 핵심인사로 김 전 대통령과 투쟁을 함께했던 동지로 현 김영삼 민주센터 이사장을 맡고 있다. 그는 추도사 말미에서 “존경하고 사랑하는 김영삼 대통령님, 참으로 수고 많으셨다. 감사드린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게 물들이기도 했다.

백미는 김 전 대통령의 업적을 담은 영상이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3선 개헌에 반대해 자유당을 탈당한 것을 시작으로 김 전 대통령의 정치역정은 ‘독재항거’ 하나로 요약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에는 유신에 반대해 의원직에서 제명되기도 했고, 신군부정권으로부터 가택연금을 당하기도 했다. 

특히 1985년 당시 신군부의 군인들로부터 둘러싸인 김 전 대통령의 모습이 나오자, 상도동계 막내로 당시를 함께 보냈을 김무성 대표는 남다른 감회를 느끼는 듯 영상을 계속 응시했다. 영상에서 김 전 대통령은 “날 잡아가고 감금할 수는 있어. 이런 식으로 힘으로 막을 순 있어. 그러나 내가 가려고 하는 민주주의의 길은 말이야, 내 양심은, 마음은 전두환이 빼앗지는 못해”라고 일갈했다.

◇ ‘민주화’ 상속한 정치인들, 사용은 남은 정치인들의 몫

실제 김 전 대통령이 ‘민주화’에 대한 큰 족적을 남긴 것은 분명하다. 일부 업적에서 엇갈린 평가가 나오지만, 민주정부 탄생의 첫 삽을 떴고 이후 하나회 청산 등으로 군부독재의 망령을 청산한 것은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큰 업적이다. 세계사적으로도 전무후무한 50년만의 평화적 정권교체도 김 전 대통령의 문민정부가 바탕이 됐다. 현재를 살고 있는 모든 정치인들은 김 전 대통령의 ‘민주화’라는 금과 옥조와 같은 자산을 상속해 누리고 있는 셈이다. 상속받은 ‘금수저’를 어떻게 사용할 지는 현 정치인들의 몫으로 남았다.

▲ 영결식에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 등 후배 정치인들도 참석해 함께 애도했다. 현재 정치인들이 '민주화'라는 가치를 상속해 누리는 만큼 이들이 느끼는 감회는 남달랐을 것이다.
때문에 영결식이 모두 끝나고 그의 후배들이라고 할 수 있는 정치인들은 그가 남긴 과업에 대해 무겁게 입을 열였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개혁을 훌륭하게 완수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며 “항상 협상과 타협을 통해 국정운영에 좋은 결과가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문재인 대표도 “김영삼 전 대통령이 평생동안 온 몸으로 싸워 이룬 민주주의가 다시 흔들리고 역사가 거꾸로 가는 상황에서 후배 입장으서 착찹하다”며서 “실천으로 보여준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 독재에 맞선 용기, 포용적 리더십을 가슴 깊이 새긴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그 뜻을 잇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을 통해 정계에 입문한 손학규 전 대표는 “가시면서 민주주의의 소중한 가치와 의회주의의 소중한 가치를 가르쳐 주셨다”면서 “그의 발자취대로 담대한 용기를 갖고 의회주의와 민주주의의 길을 바로 세워 나가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 헌화 및 분향을 마치고 국회를 빠져나가는 김 전 대통령의 운구차량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