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뱅크와 카카오뱅크가 나란히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받음에 따라 새로운 금융시장 개척의 행보에 나선다. 사진은 30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사업계획 설명회에 참석한 윤호영 카카오 부사장(오른쪽)과 케이뱅크 컨소시엄의 김인회 단장(왼쪽).<출처=뉴시스>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K뱅크와 카카오뱅크가 나란히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받음에 따라 새로운 금융시장 개척의 행보에 나선다. 아직 사업체 구성 전으로 본인가 신청도 하지 않았지만, 이들 컨소시엄의 주요 사업모델이 중복됨에 따라 향후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이에 플랫폼 경쟁력에서 부족한 K뱅크 컨소시엄이 자신들의 강점인 빅데이터 역량을 어떻게 발휘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30일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설명회에는 K뱅크와 카카오뱅크 컨소시엄 관계자들이 참석, 자신들의 사업방향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 혁신, 오프라인 연계성 해외 사업진출 등에선 일치

이날 사업설명회에서 양 컨소시엄은 혁신을 내세운 인터넷전문은행 사업모델을 설명했지만, 기본 내용 및 오프라인 연계를 위한 방안, 해외 사업연계 등 많은 부분에서 내용이 일치했다.

우선 양 컨소시엄 모두 모바일로 은행계좌가 개설 가능하고,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기존 은행 서비스를 더욱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또 다양한 방법으로 지급되는 디지털 콘텐츠 이자도 소개됐다. 디지털이자란 기존 은행에서 지급하는 현금 이자에서 벗어나 음악, 영화, 통신 데이터 등 디지털 콘텐츠를 이자로 지급받는 형식을 말한다. 카카오뱅크는 컨소시엄 내 넷마블, 멜론, 예스24 등을 통해, K뱅크는 ‘올레TV등을 통한 콘텐츠 이자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각각 컨소시엄 내 구성원을 통한 해외진출 가능성 부분도 언급됐다. 카카오뱅크의 경우엔 중국 거대 IT기업 텐센트, K뱅크에는 중국 최대 온라인 결제업체 알리페이가 참여 중이다.

현실에서의 출금 서비스 등 오프라인 연계점 마련방안도 협력사만 달랐지 동일한 내용이었다. 카카오뱅크는 컨소시엄 내 KB국민은행과 우체국을 통해, K뱅크 컨소시엄은 우리은행 및 GS리테일의 편의점, 그리고 KT의 대리점 등과 연계해 오프라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더욱 큰 확장성을 위해 오픈 플랫폼을 지향한다는 점도 양 컨소시엄이 동일하게 내세우는 점이다.

◇ K뱅크 ‘기술력·실행력’ VS 카카오뱅크 ‘플랫폼 확장성’ 강조

이들 컨소시엄의 논조가 엇갈린 부분은 바로 확장성과 기술력 부분에서다. 새로운 플랫폼을 개발해야 하는 K뱅크는 주주사들이 가진 기술적 역량을 강조하는 부분에 집중했다.

김인회 KT전무는 우리은행 상암ICT센터와 KT천안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두 곳을 K뱅크의 데이터센터로 삼고 천재지변 등 재난발생 시에도 365일 24시간 무 중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통신·금융·ICT·플랫폼·글로벌 등 실행력 있는 21개사가 모여 주주를 구성하고, 그 중 KT와 우리은행, 현대증권이 안정적 사업운영을 책임질 수 있는 주주라고 내세웠다.

아울러 K뱅크는 비대면 실명인증과 관련해 홍채, 안면&음성, 신용카드 NFC, USIM OTP 인증 등 주주로 참여한 관계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기술들을 소개하며 기술적인 역량을 부각시켰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카카오가 가진 플랫폼 ‘카카오톡’의 확장성을 강조했다. 금융과 카카오톡의 연결로, ▲카카오톡에서 대화를 나누다 돈을 보낼 일이 생기면 바로 송금을 한다던가 ▲24시간 대기 중인 금융봇과 대출상담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국민의 97%가 사용하는 카카오톡을 카카오뱅크 가입의 매개체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상당한 강점으로 작용한다.

윤호영 카카오 부사장은 “일일평균 55회 구동되는 카카오톡은 연결성이 가장 높은 앱”이라며 “모바일이라면, 모바일 뱅크라면 카카오가 가장 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빅데이터 통한 중금리 시장 진출

이에 업계에선 KT가 카카오뱅크와의 경쟁에서 빅데이터를 통한 중금리 시장 창출에 역점을 둘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플랫폼 공룡에 대항하기 위해선 자신들만의 장점을 내세우지 않겠냐는 것이다.

중금리 대출시장 창출은 이번 인터넷전문은행의 핵심 사업 중 하나다. 신용등급이 낮아 기존 은행권에서 5%이하의 금리로 대출받지 못하는 고객들은 곧바로 15% 이상의 고리 대출시장에 내몰리게 되는데, 이들의 신용등급을 재평가해 4.9~15%의 중금리 시장에 유입시킨다는 것.

이는 낮은 금리를 유인책으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하지만, 자칫 리스크 및 신용 분석을 잘못한다면 대출금 상환율이 떨어지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이를 위해 카카오뱅크와 K뱅크는 각각 기존 신용평가에 고객들의 실제 거래내역을 분석, 새로운 신용등급 체계를 만들 계획이다.

일각에선 K뱅크 컨소시엄 내 KT와 관계사들이 축적한 고객 데이터는 카카오뱅크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중금리 시장서 KT의 선전을 기대해볼 수도 있을 것이란 시각도 보낸다. 하지만 빅데이터에 따른 신용등급 설정이 새롭게 시도된다는 면에서 여전히 리스크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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