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의 내년 총선 출마를 둘러싸고 당내 잡음이 나오고 있다. ‘불출마설’에 이어 ‘용퇴론’이 불거진 것. 하지만 서청원 최고위원은 지역구인 경기 화성시갑에 출마한다는 방침이다. <사진=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8선 도전을 앞두고 걸림돌을 만났다. 이른바 ‘용퇴론’이다. 최근 김무성 대표를 포함한 중진들의 ‘험지출마론’이 불거지면서 불똥을 맞았다. 이미 ‘불출마설’로 한 차례 몸살을 앓았던 터라 서청원 최고위원 측은 개의치 않는 모습이지만, 소문의 주체가 달라졌다는 점에서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당초 ‘불출마설’은 서청원 최고위원이 ‘스스로 결단을 내렸다’는 본인의 의지가 담긴 소문이었지만, ‘용퇴론’의 경우 서청원 최고위원의 불출마를 촉구하는 주변인들의 의지를 나타냈다. 특히 소문의 근원지가 친박진영이라는 데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8선 이후, 마지막 정치 행보 장식할 국회의장까지 도전

서청원 최고위원을 겨냥한 ‘용퇴론’은 친박계의 공천 압박용으로 해석되고 있다. 친박계 맏형으로 불리는 서청원 최고위원이 ‘백의종군’을 해야 비박계에도 같은 주장을 할 수 있다는 것. 7선의 현역 최다선 의원에다 내년이면 73세라는 고령인 점도 고려됐다. 즉, 서청원 최고위원의 불출마를 통해 쇄신 이미지를 얻고, 비박계에 불출마를 종용할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서청원 최고위원은 출마를 고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측근 인사는 최근 기자에게 “내년 총선에서 당선되면 8선인데, 국회의장까지 해봐야 하지 않겠나”고 반문하며 이를 위해 “(서청원 최고위원이) 알려진 것 이상으로 지역구인 경기 화성시갑 현안 해결에 매진해왔다”고 귀띔했다.

실제 서청원 최고위원은 그간 지역구 관리에도 심혈을 기울였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엔 주 3~4일을 지역에서 머물며 지역민들과 접촉면을 넓혀가고 있다는 후문이다. 내년도 예산도 두둑하게 챙겼다. 화성지역 발전 주요 예산으로 무려 4417억원을 확보해 실세 정치인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덕분에 화성지역의 교통 인프라는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서해선 복선전철 사업은 올해 1200억원에 이어 내년 예산으로 2337억원을 확보해 토지보상과 동시에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간다. 수인선 복선전철, 인천발·수원발 KTX사업도 예산 확보로 탄력을 받게 됐다. 이외 극심한 교통정체를 빚는 국도 43호선(봉담~팔탄)과 국지도 82호선(동오사거리~갈천~향남IC~벌음) 도로 확·포장사업도 내년 착공이 예상된다.

▲ 서청원 최고위원은 그간 지역구 관리에도 심혈을 기울였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엔 주 3~4일을 지역에서 머물며 지역민들과 접촉면을 넓혀가고 있다는 후문이다. 내년도 예산도 두둑하게 챙겼다. <사진=뉴시스>
뿐만 아니다. 주거 및 생활환경도 대폭 개선된다. 에코팜랜드 조성을 위한 황옹지구 간척사업(259억원), 시화지구 대단위농업 개발(52억), 양감지구 하수관거 정비(79억), 남양 하수관거 정비(53억), 궁평항 시설 확충(61억), 백미항 어촌 정주어항 정비(16억원), 매송과 송산 파출소 신축(8억원) 등의 예산을 확보했다.

때문일까. 서청원 최고위원도 내년 총선 출마에 부인하지 않는 모습이다. 이는 공교롭게도 고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빈소에서 나타났다. 당시 서청원 최고위원은 “지금 국회에 7선은 나 하나뿐”이라면서 “의원이 300명인데 최소한 5% 정도는 저 같은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다선 의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5선 이상이 지금보다 많아야 한다. 중진들이 있어야 지도부도 돌아간다”는 게 서청원 최고위원의 생각이다.

◇ 김성회, 진흙탕 싸움 예고… “의원 한 번 더 하려는 게 아냐”

물론 서청원 최고위원은 “의원 한 번 더 하려고 한 말이 아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YS 서거 이후 정치적 입지 확대가 기대되면서 그의 불출마 선택은 더욱 어려워진 게 사실이다. YS의 재평가 움직임으로 친박계 맏형에서 ‘민주화’ 이미지가 덧붙여진 것. 민추협 상임운영위원으로 상도동과 인연을 맺은 이후 YS의 총재 시절 비서실장과 문민정부에서 정무장관을 지낸 서청원 최고위원은 YS 빈소에서 상주 역할을 자처하며 조문객들을 맞았다.

문제는 김성회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의 출마다. 그는 18대 국회에서 화성갑 의원을 지냈다. 19대 총선에서 당내 고희선 전 의원에게 밀려 공천을 받기 못했으나 내년 총선에 다시 출마할 계획이다. 앞서 김성회 사장은 2013년 고희선 전 의원의 사망으로 그해 10·28 보궐선거를 준비하다 서청원 최고위원의 출격으로 출마를 포기했다. 이후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으로 임명받았다. 때문에 청와대가 김성회 사장을 달래기 위해 자리를 챙겨준 게 아니냐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그는 한 언론을 통해 10·28 보궐선거 당시 “일정부분 약속된 것이 있다”고 밝혀 또 다른 파문을 예고했다. 진흙탕 싸움을 배제할 수 없자 일각에선 서청원 최고위원의 비례대표 출마도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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