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네시스 EQ900.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현대자동차가 야심차게 론칭한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 주자 제네시스 EQ900가 범상치 않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 지난 9일 본격 출시하기 전부터 이미 사전계약이 1만대를 훌쩍 넘는 등 매서운 기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제네시스 EQ900의 성공적인 출발은 ‘제네시스’ 브랜드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지난 11월 글로벌 브랜드 ‘제네시스’를 출범시켰다.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고급차 시장에 야심차게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특히 현대차 측은 오는 2020년까지 초대형 럭셔리 세단에서부터 쿠페, SUV에 이르기까지 6종의 라인업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제네시스의 야심찬 출발은 최상급 모델이라 할 수 있는 제네시스 EQ900(해외에선 제네시스 G90)로 시작됐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 런칭 일주일 뒤 제네시스 EQ900를 전격 공개하며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어 제네시스 EQ900는 지난 9일 마침내 본격 출시됐다. 제네시스 EQ900를 향한 관심은 뜨겁기만 하다. 지난달 23일 시작한 사전계약은 첫 날에만 무려 4,342대라는 깜짝 놀랄 실적을 거뒀다. 또한 20일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1만대가 훌쩍 넘는 사전계약 실적을 달성했다. 대략적으로 계산해도 1조원이 넘는 매출을 출시 전에 올린 것이다. ‘제네시스’라는 이름에 걸 맞는 출발이다.

이처럼 제네시스 EQ900를 향한 뜨거운 열기는 기존 모델의 워낙 독보적이었던 입지와 ‘제네시스’라는 새로운 프리미엄, 그리고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완성도가 시너지 효과를 낸 결과로 분석된다. 법인 고객 비율이 높은 특성을 고려해 인사 시즌에 맞춰 출시를 준비한 것 또한 제대로 적중했다. 현대차의 고급차 전략이 제대로 먹혀든 셈이다.

▲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 제네시스, 정의선 시대의 ‘창세기’ 될까

출발은 좋았다. 이제는 이 좋은 출발을 탄탄하게 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관건은 국내가 아닌 해외에 있다. 제네시스 EQ900는 물론 제네시스 브랜드 자체의 성패도 결국은 해외 브랜드와의 경쟁, 그리고 해외시장에서의 입지 구축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높다.

전통의 명가들이 자리 잡고 있는 글로벌 고급차 시장에서 제네시스는 이제 막 태어난 갓난아기에 불과하다. 더구나 현대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저렴한 차’라는 이미지가 비교적 강했다. 고급차 시장의 특성상 해당 모델의 품질만큼 브랜드 가치 또한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제네시스는 아직 과제가 많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특히 첫 주자로 나선 제네시스 EQ900의 성공 여부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입지 구축 시기를 좌우할 전망이다. 물론 후속모델들의 연이은 선전도 중요하지만 말이다.

또한 제네시스 EQ900 성공에 이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성공적 안착 여부는 현대차의 미래를 결정지을 중요한 기점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향방은 ‘후계자’ 정의선 부회장 시대의 향방과 궤를 같이할 가능성이 높다. 아버지 정몽구 회장의 뒤를 이을 날이 머지않은 정의선 부회장은 지난 11월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을 직접 알린 바 있다.

이와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성패는 현대차의 미래, 특히 정의선 부회장 시대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며 “제네시스 EQ900는 그 시작이라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매우 크다. 국내에선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었으니, 더욱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해외 공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화려한 출발을 보인 제네시스가 이름처럼 새로운 세상을 여는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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