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정소현 기자] 롯데마트가 올해 유통업계 이슈 및 소비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2015년 유통 키워드를 ‘H.A.R.D’로 선정했다.

‘H.A.R.D’란 올 한해 유통업계 이슈를 축약한 단어들을 조합해 만든 것으로, ‘경기 침체 장기화로 고객 구매 수요 감소에 따른 유통업체의 대형 세일 진행 (Hesitate to Buy)’, ‘유통업체들의 배송전쟁(Anytime, Anywhere)’, ‘오프라인 매장만의 강점을 어필하기 위한 공간의 재창조(Renew Everything)’, ‘ 메르스 확산, 육가공육 이슈 등으로 안전에 대한 열망(Desire to Safe)’을 의미한다.

◇ Hesitate to Buy – 경기 침체 장기화…업체마다 대형 세일 진행, 출장 세일까지 선보여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며 소비 심리가 위축되자 각 유통업체들은 구매활성화를 위해 대형 할인 행사를 지속해서 선보였으며 정부 주도 행사에도 적극 동참하는 등 소비 심리 회복을 위해 노력했다.

특히, 백화점의 경우 ‘역대 최대 규모’,’노마진’을 앞세우거나 특정 지역으로 찾아가는 출장 세일까지 진행하는 등 꺼져가는 소비 불씨를 살리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대표적으로, 지난 9~10월 정부 주도 행사로 진행됐던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에는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뿐만 아니라 전국의 전통시장들도 참여했으며, 직후 매출 특수를 이어가고자 민간주도 쇼핑대전인 ‘K-세일데이’행사를 연이어 진행하기도 했다.

◇ Anytime, Anywhere –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배송 전쟁

소셜커머스 회사에서 시작된 배송전쟁이 온-오프라인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산됐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SSM 등 유통업체들은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구축해 경쟁력 강화에 나섰으며, 옴니채널 시스템 등 기존 온라인 배송과는 차별화되는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투자를 늘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롯데마트는 지난 9월 온라인 주문 후 차에서 내리지 않고 주문 상품을 수령할 수 있는 ‘드라이브&픽 서비스’를 선보였으며, 11월에는 롯데렌터카와 함께 렌터카 수령시 선 주문한 상품을 함께 받을 수 있는 ‘스마트픽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차별화된 서비스 구축에 노력하고 있다.

롯데수퍼의 경우‘3시간 배송’이 가능한 인프라를 구축했으며, 일부 백화점은 오토바이 퀵배송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처럼 올해는 신속, 정확을 넘어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초월한 차별화된 배송 전쟁이 이루어졌던 시기였다.

◇ Renew Everything – 오프라인의 강점 어필을 위한 공간의 재창조

온라인 유통업체의 성장으로 오프라인 매장만의 강점을 어필해 소비자를 끌어들일만한 오프라인 매장만의 매력이 필요한 시기였다.

교보문고의 경우 ‘책을 파는 공간’이 아닌 ‘책을 읽는 공간’으로 공간이라는 개념을 재해석해 하는 등 소비자의 니즈에 발맞춰 공간을 재창조하는 시도가 유통업계 전반에 거쳐 이루어지고 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한 층을 미술관과 패밀리 가든으로 구성된 패밀리층으로 구성해 가족단위 고객들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어 고객 유입에 큰 효과를 보고 있다.

롯데마트는 올해 매장 컨셉트를 ‘이지 앤 슬로우(Easy & Slow)’로 정하고, 품질 혁신 정책을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생활을 제안하겠다고 밝히는 등 각 오픈라인 매장만의 강점을 어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신선제품은 눈으로 보고 구매한다는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신선품질 혁신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의 강점을 어필했으며, 지난 3일에는 상품 판매공간이 아닌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생활을 제안하는 신개념 매장인 양덕점을 오픈하기도 했다.

또한, 이마트 역시 특화된 직영 전문매장으로 구성된 킨텍스 이마트타운을 운영하며 높은 가치를 제공하는 새로운 원스톱 쇼핑공간으로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 Desire to Safe – 메르스, 가공육 발암 위험성 발표 등으로 불안 심리 증대

한편, 전국민을 놀라게 했던 ‘메르스(MERS)’의 영향으로 대규모 다중시설인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를 방문하는 고개 수요가 급감했다.

지난 6월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 동월대비 10.2%, 백화점은 11.9%줄었으며, 7월 대한상공회의소가 내놓은 소매유통업 3분기 경기전망지수(RBSI)지수도 전 분기 대비 4포인트 하락한 96에 머물렀다.

또한, 지난 10월 세계보건기구(WHO)발 ‘가공육 발암 위험성’발표로 대형마트를 비롯해 햄버거, 핫도그 등 가공육을 주 재료로 사용하는 프렌차이즈 업계까지 큰 폭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더불어, 하반기 지속적인 초미세먼지 주의보 발령으로 인해 다중이용시설 등의 방문이 줄어들며 소비 심리는 다시 한번 위축되는 등 유통업계의 어려움은 지속되었다.

남창희 롯데마트 마케팅본부장은 “올해 유통업계를 결산하며 어려웠다는 의미를 담은 키워드로 H.A.R.D를 선정하게 됐다”며, “2016년에는 경기 침체, 소비 위축의 어려움을 딛고 유통업계가 다시 일어설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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