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의원의 탈당 이후 서울과 호남의 지지율 변화. 호남의 경우 안철수신당의 지지율 상승이 나타나고 있지만, 서울의 경우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데이터=리얼미터 주간 정례조사>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안철수 의원의 탈당 이후 요동치던 호남민심이 국민의당으로 기울고 있다. 호남권 의원의 순차적인 탈당의 효과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반면 수도권에서는 더민주의 전통적 지지층이 결집하면서 안철수 바람이 쇠하는 모양새다. 국민의당이 호남고립을 피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수도권 교두보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리얼미터>의 주간 정례조사를 살펴보면, 지난해 12월 13일 안철수 의원의 탈당 이후 호남여론은 크게 요동쳤다. 4주차 여론조사에서 35.7%로 솟구쳤던 안철수신당(가칭) 지지율은 5주차에 24.5%로 하락하며 더민주와 혼전을 거듭했다.

◇ 현역의원 연쇄탈당 효과?, 호남권 대세상승 접어든 국민의당

그러나 1월 들어 국민의당 창준위 발족 후 호남지역에서 안정적인 지지율을 확보하며 상승흐름을 탔다. 14일 발표된 <리얼미터>의 1월 2주차 호남지역 정당지지율에서는 38.7%를 기록, 19.2%에 그친 더민주와 2배 가까운 차이를 냈다.

이 같은 여론의 흐름은 호남권 의원들의 순차탈당의 효과라는 분석이다. 안 의원의 탈당 이후 유성엽·황주홍 의원이 탈당한 데 이어, 주승용·김승남·장병완 의원까지 호남권 의원들의 탈당러시가 이어졌다. 비주류 좌장인 김한길 의원의 탈당도 영향을 미쳤다. 내주 탈당이 예상되는 박지원·이윤석·김영록 의원의 탈당까지 이어질 경우,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권노갑·정대철 상임고문 등 원로들의 탈당이 컸다. 권노갑 전 상임고문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으로 DJ상징성이 강하다. 일부 언론이 이를 두고 “김대중과 노무현의 결별”이라고 표현한 이유다. 물론 이들 고문들이 국민의당 합류의사를 명시적으로 밝힌 것은 아니지만, 더민주 지지율 하락을 이끌면서 상대적으로 국민의당 지지율이 올랐다는 평가다.

국민의당이 호남지역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좀처럼 바람을 타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8.1%로 시작한 서울지역 지지율은 최근 20.2%에 머무는 등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

▲ 15일 안철수 의원은 노원구 신년인사회에서 탈당 후 처음 박원순 서울시장과 조우했다. 이 자리에는 노원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더민주 우원식 의원도 참석해 묘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사진=뉴시스>
◇ 더민주 반격에 서울지역 지지율 답보, ‘중원공략’으로 가닥

반면 휘청였던 더민주는 차분히 지지층을 결집하며 서울에서 상승국면을 타고 있다. 문재인 더민주 대표는 현역의원의 탈당이 있을 때마다 표창원 소장과 김병관 의장, 양형자 상무 등을 영입하며 지지층 이반을 막았다. 여기에 김종인이라는 ‘대어’를 잡고 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당과의 여론전에서 크게 앞서나가는 모양새다.

나아가 문재인 대표는 추가적으로 호남출신 인재들을 영입해 돌아선 호남민심을 달랠 예정이다. 국민의당에서도 서울 등 수도권에서 바람을 일으킬만한 인재를 영입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이와 관련 박영선 의원과 정운찬 전 총리 등을 언급하고 있다. 서울 구로에 지역구를 가지고 있으면서 비주류인 박영선 의원의 탈당은 곧 서울민심의 변화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운찬 전 총리는 충남 공주 출신이면서 중도개혁 성향을 가지고 있어 국민의당 ‘중원공략’에 최적의 카드다. 다만 박 의원은 아직까지 탈당에 대한 시그널을 명확히 하지 않는 상황이다. 박지원 의원의 전언대로 “고민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총리의 경우에도 ‘대표직 제안’ 관련 오보사건이 나오면서 다소 시들한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국민의당 측은 신중하게 접근하려는 분위기다. 먼저 국민의당은 내달 2일 예정된 창당대회를 서울이 아닌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 계획이다. 중앙당 창당대회를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개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호남에서 시작된 바람을 국토의 중앙이자 캐스팅 보트인 충청으로 이어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를 바탕으로 수도권을 공략하고 나아가 영남까지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태규 국민의당 창당실무지원단장은 “새정치의 의미를 좀 더 살릴 곳을 찾았다”며 “대전은 모든 분들이 모이기 편한 장소이고, 통합과 중원의 의미가 있어 중시한다는 쪽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조사내용 : 정당지지율 정례조사
▲ 조사기관 : 리얼미터
▲ 조사기간 : 2015년 12월 21일부터 2016년 1월 14일까지 매주 월요일~수요일
▲ 조사대상 : 전국 성인남녀 1,515명~2135명
▲ 조사방법 : 유무선 ARS, 전화면접조사(성, 연령, 지역 할당 후 RDD)
▲ 표본오차 : 95% 신뢰수준에 ±2.1~2.5%p  
▲ 응답률 : 5~7%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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