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니건스 메뉴 중 하나인 몬테크리스토.<출처=베니건스 홈페이지 캡쳐>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의기양양하게 나섰다가 6년 만에 폐점함에 따른 창피함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걸까. 본지의 베니건스 폐점 <단독보도(바른손, ‘베니건스’ 6년만에 전면 폐점)> 이후, 현재까지도 바른손은 묵묵부답이다.

베니건스 폐점 정보를 입수하고 취재에 나섰을 당시에도 바른손 측은 접촉 자체를 거부했다. 사실 질문은 간단했다. 폐점 소식은 알고 있으니, 의사결정과정과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바른손 본사 측에 수차례 연락을 취해도 베니건스 담당자는 외근 중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담당자의 전화번호를 알려달라’ 또는 ‘기자의 연락처를 담당자에게 전해달라’고 요청해도 곤란하다는 말 뿐이었다.

대화의 벽을 느낀 것은 바른손 프랜차이즈 마케팅 쪽도 마찬가지였다. 최초 통화 시 질문내용을 메일로 넣어주면 답변을 해주겠다고 했다. 여기까진 나름 정상적인 절차다. 하지만 질문 메일을 넣은 지 하루 뒤 “말씀주신 취재 건으로는 지금 답변 드리기 어려울 것 같다”는 답장을 보내고선 모든 연락을 거부 중이다.

취재거부는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자연인이든 법인이든 하고 싶지 않은 말을 하지 않는 것은 보장된 권리기도 하다. 그러나 이해할 수 없는 점은 기업이라면, 특히 고객과의 접점이 중요한 요식업체라면 제대로 알리는 것이 고객에 대한 기본적인 배려임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각에선 바른손의 침묵이 ‘폐점’이란 단어에서 나오는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일 것이란 말도 나온다. ‘사업실패’로 인식될 수 있는데다, 고객도 ‘조만간 폐점할 식당’이라는 이미지에 발길을 끊는 등 영업에 실질적인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바른손의 침묵이 이런 배경에 따른 것이라면, 결국 바른손은 고객에 대한 ‘책임’ 보다, 알리고 싶지 않은 기업의 ‘권리’를 내세워 마지막까지 자사의 이익을 극대화했다는 얘기가 된다.

다만 폐점이 기정사실화 된 상황에선 업체가 선제적,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게 더욱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특히 베니건스는 한국에서 오랜 세월을 보낸 브랜드다. 현재 위상이 많이 축소돼 전면폐점에 이르렀다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추억의 아이콘이다. 단순 맛 때문이 아니라 지난 20년간의 시간을 같이 겪었기 때문이다.

실제 본지의 베니건스 폐점 <단독보도> 이후 SNS상에는 ‘#응답하라_몬테크리스토’라는 해시태크와 함께 "이제는 사라질 느끼한 샌드위치 튀김 ‘몬테크리스토’를 딸기잼에 적셔 먹기 위해 번개를 하자"는 글이 인기를 끌고 있다. 또 다른 이들은 2000년대 데이트 장소의 추억으로 베니건스를 언급하기도 한다.

추억의 한 꼭지였던 매장이 사라짐을 예고함에 따라 일시적으로나마 주목을 받고 있는 셈이다. 이는 얼마전 종영된 ‘응답하라 1988’도 영향을 미쳤으리라.

공시에 따르면 바른손은 올해부터 신규 외식업 브랜드 사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그 중 눈에 띄는 브랜드는 몬테크리스토 전문점인 몬테리아다. 베니건스의 인기 메뉴를 따로 떼어내 새로운 사업으로 만든 격이다. 하지만 현재 바른손은 베니건스를 인수 6년만에 접으면서 추억의 아이템으로도 활용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바른손 외식사업의 앞날에 험로가 예상되는 이유다.

한편 또 다른 일각에선 베니건스 폐점됨에 따라 실직하는 직원들의 처우와 관련해 잡음발생을 우려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취재 과정에서 매장 측은 직원들의 처우와 관련해 통보받은 바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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