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제과업체 오리온이 ‘설 명절’을 앞두고 예상치 못한 악재를 만났다. 이천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스낵 제품 일부에 대해 생산을 중단하게 된 것. 국내 매출 감소로 이런 저런 고민이 많은 오리온에겐 ‘엎친 데 덮친 격’이 아닐 수 없다.

◇ 이천공장 생산 중단 … 대형 화재로 수십억 피해

오리온은 지난 1일 공시를 통해 이천공장의 생산 중단 소식을 전했다. 오리온은 “화재로 건축물과 기계장치, 재고자산 등이 손실되면서 일부 스낵 제품에 대한 생산이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불은 지난달 30일 오후 6시15분께 경기도 이천시 대포동에 위치한 오리온 스낵 공장에서 발생했다. 피해 규모는 꽤나 컸다. 본관 1층 상층부에서 시작된 불은 샌드위치 패널 구조로 된 건물 4개동(10000㎡)과 내부 설비 등을 모두 태우고 6시간 만에 꺼졌다. 다행히 내부에 있던 근로자 20여명은 밖으로 긴급 대피해 인명피해는 없었다.

화재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소방당국은 기계 과열로 불이 났을 것으로 보고 자세한 원인을 조사 중이다. 아울러 오리온 측이 설 명절을 앞두고 무리하게 공장을 가동한 것은 아닌지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불로 오리온은 약 40억 원대의 재산상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여기에 생산 차질에 따른 잠재적 손실까지 더하면 피해는 더 커질 수 있다.

이천 공장은 ‘오징어땅콩’을 비롯해 땅콩강정, 써니 등 스낵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이다. 해당 제품들의 연간 매출액은 2014년 연결재무제표 기준 939억원 규모에 달한다. 이는 전체 매출의 3.81%에 해당된다.

▲ 오리온 이천공장 화재 장면. <사진: YTN 방송 캡쳐>

일단 오리온 측은 국내 및 해외 공장을 활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방법을 검토 중이나, 일시적인 생산 차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 가뜩이나 국내 매출 부진한데…

이에 대해 오리온 관계자는 “이천 공장을 제외하고도 국내에 다른 생산 공장이 있다”며 “해당 공장들의 생산 시설을 이용해 제품을 생산해, 차질 없이 공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오리온은 국내에 이천을 포함해 4개 공장, 해외에는 9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럼에도 오리온은 이번 사고에 난감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매출 증진이 기대되는 설 대목을 앞두고  터진 악재기 때문이다. 국내 매출 확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오리온으로선  여러모로 난감한 악재다.

오리온은 중국 등 해외시장 매출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국내 시장의 매출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오리온의 작년 3분기 기준 중국법인의 매출은 전년대비 24.4% 늘어났으나, 같은 기간 국내 제과 매출은 7.7% 줄었다. 이런 현상은 작년 상반기에도 확인됐다.

이에 오리온은 지난해부터 국내 매출 확대를 위해 마케팅과 영업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제품의 중량을 늘리는 ‘착한 포장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도 이 같은 활동의 일환으로 해석됐다. 이런 가운데 국내 생산 공장 1곳이 화재로 전소됐으니, 오리온으로선 속이 탈 노릇인 셈이다. 다시 해당 공장을 세우려면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투자돼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같은 우려에 대해 오리온 측은 “설 명절이라고 해서 특별히 매출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제품은 일단 차질 없이 공급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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