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살생부 논란으로 도마에 올랐다. <사진=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새누리당 내 공천 살생부 논란이 김무성 대표의 책임론으로 전이되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내 입으로 살생부 운운한 바 없다”고 선을 긋고 나섰지만, 친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공세수위는 점점 높아지는 모양새다.

29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는 지난 주말사이 불거진 살생부 논란이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 김무성 대표가 이른바 친박 핵심을 통해 살생부 명단을 들었고, 이 내용이 정두언 의원에게 전달돼 보도까지된 것이 화근이었다.

이에 대해 김무성 대표는 “누구로부터 어떠한 형태로든지 공천과 관련된 문건 등을 받은 일이 없고 말도 들은 바가 없다. 다만 최근 정가에 떠도는 유언비어를 종합하면 이들이라고 얘기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논란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살생부 이야기가 항상 나오는 일이지만, 그 중심에 당 대표가 있다는 거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살생부를 주도한 것이 청와대라는 의심을 줘 공관위의 손발을 묶으려는 김 대표의 '공작'이 아니냐는 게 친박계 의원들의 주장이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공천관리위에서 이 부분에 진상규명을 요청하기 때문에 최고위에서 정두언 의원을 불러 철저히 진상을 가려야 한다. 다시는 이런 공작과 같은 일이 벌어지지 말아야 한다”며 “발언의 중심에 있는 김 대표가 죄송하다는 말도 안 한 것에 대해서는 유감”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이인제 최고위원은 ‘책임론’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살생부 논란은 공관위의 역할이나 기능을 마비시키고 당의 단합을 저해하는 낡은 정치의 유산”이라며 “진상을 명백히 밝히고 책임을 물어서 일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YTN라디오에 출연한 친박계 김태흠 의원은 “당 대표가 나서서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큰 문제고, 그 안에는 공작의 냄새가 난다”면서 “이 문제는 김 대표의 발언에서 시작됐기 때문에 김 대표가 결자해지를 해야하는 상황”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편 김 대표로부터 살생부 명단을 들었다고 주장하며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는 정두언 의원은 여전히 굽히지 않고 있어 김 대표를 더욱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이날 정두언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김 대표가 나에게 ‘청와대 관계자가 자기에게 살생부명단을 언급했다’고 말했다”고 거듭 자신의 말이 진실임을 강조했다.

특히 정두언 의원은 김 대표와의 진실공방과 관련, “평소에 누가 거짓말을 더 잘 하는지를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올 것”이라면서 “김 대표는 30시간의 법칙이라는 게 있다더라. 일을 저지르면 30시간을 못 버틴다고, 이번에도 그 꼴”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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