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초로 만들어진 FLNG 'PFLNG SATU'.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세계 최초로 ‘바다의 LNG공장’ FLNG(Floating LNG: 액화천연가스 부유식 생산·저장·하역 설비)의 건조를 완료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4일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FLNG 명명식을 진행했다. 지난 2012년 6월 말레이시아 국영석유회사 페트로나스(Petronas)가 발주한 FLNG를 4년여 만에 완성한 것이다.
 
명명식에는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과 완 즐키플리 완 아리핀(Datuk Wan Zulkiflee Wan Ariffin) 페트로나스 회장을 비롯한 내외귀빈 100명이 참석했다. 완 아리핀 회장의 부인 아주라 아흐마드 타주딘(Azura Ahmad Tajuddin) 여사가 대모 역할을 맡았고, 설비명은 ‘PFLNG 사투(PFLNG SATU, 이하 페트로나스 FLNG)' 로 정해졌다.

페트로나스 FLNG는 세계 최초의 FLNG라는 상징성을 갖는다. 심해에 묻힌 액화천연가스를 채굴한 뒤 이를 정제하고 액화하면서 저장과 하역까지 자체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최첨단 전문설비가 최초로 실전에 투입되는 것이어서 조선·해양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바다의 LNG공장’으로 불리는 FLNG는 기존 해양가스전의 LNG 생산방식에 비해 비용, 생산 절차, 이동성 면에서 장점이 뚜렷하다.

기존에는 고정식 해양 채굴설비에서 생산한 가스를 장거리 파이프라인을 통해 육상으로 보낸 뒤, 별도의 육상시설에서 액화 및 저장 단계를 거쳐야 했다. 반면, FLNG는 천연가스 생산~하역에 필요한 모든 설비를 갖추고, 가스전 위에 계류하면서 가스생산을 일괄처리 할 수 있어 기존의 육상 액화·저장 설비, 파이프라인 등 대규모 설비의 건설 및 관리가 불필요한 혁신적인 설비다.

또한 해상에서 LNG를 하역할 수 있어 기존 방식보다 운반 절차가 간편하고, 고정식 채굴 설비와 달리 이동이 가능해 하나의 가스전 생산이 완료되면 다른 가스전으로 이동해 LNG를 생산할 수 있는 점 또한 FLNG의 장점이다.

▲ FLNG는 축구장 3.6배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를 자랑한다.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여러 기능을 한 곳에 모아놓은 설비답게 규모 또한 웅장하다. 길이 365m 폭 60m에 달한다. 길이는 에펠탑을 뉘어놓은 것보다 길고, 면적은 축구장 3.6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또한 FLNG 상부에 설치된 LNG 생산구조물 무게만 4만6,000톤에 달하고 선체(Hull) 부분에는 최대 18만㎥의 액화천연가스와 2만㎥의 컨덴세이트(가스전에서 나오는 원유)를 저장할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세계 최초로 시도된 FLNG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LNG 기술력을 총동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전 세계 조선소 중 가장 많은 LNG선을 수주 및 인도한 경험을 갖고 있고, 진화된 설비인 재기화(Re-gasification) 설비 분야에서도 현존하는 모든 선종을 수주하는 등 뛰어난 경쟁력을 자랑한다.

설치되는 장비가 많고 그 과정도 복잡한 FLNG를 성공적으로 건조하기 위해 대우조선해양은 생산 현장을 나눠 각 지역 책임자를 임명한 뒤 배관, 전장, 보온 등 공정을 통합관리해 생산성을 높였고, 부서간 협업으로 리스크를 사전 발견하는 등 프로젝트 관리에 만전을 기했다. 그 결과 수주 25개월 만에 선박 진수를 마칠 수 있었고, 이후 1년여 만에 4만6,000톤 규모의 상부 구조물 설치를 완료했다.

페트로나스 측은 2014년 열린 진수식에서 “처음 시도하는 프로젝트임에도 철저한 작업 준비와 안전관리를 통해 뛰어난 품질을 이끌어낸 대우조선해양의 건조 능력이 놀랍다”며 대우조선해양의 노력과 성과에 대해 찬사를 표하기도 했다.

페트로나스 FLNG는 오는 4월말 선주 측에 최종인도될 예정이며, 인도 후에는 말레이시아 사라와크주 북서부 해역에 위치한 카노윗 유전에 투입돼 연간 최대 120만 톤에 달하는 액화천연가스를 생산할 계획이다.

조선업계는 지난해 12월 체결된 파리협정 등 전 세계적으로 환경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향후 FLNG 수요 또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석탄이나 석유에 비해 클린 에너지(Clean Energy)로 주목을 받고 있는 LNG는 수요가 매년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원거리 해상의 가스전에 대한 개발도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특화된 FLNG의 발주 역시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명명식에 참석한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FLNG는 해상에서 생산, 액화, 정제, 저장 및 하역 등 모든 것을 한 곳에 모아둔 All in One 콘셉트의 설비”라며 “FLNG는 기존의 게임을 바꾸는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압둘라 카림 페트로나스사 부사장도 이날 명명식에서 “대우조선해양은 LNG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과 기술력을 갖추고 있고 근로자들이 보여주는 생산성 또한 최고”라며 “페트로나스가 FLNG 건조를 대우조선해양에 맡긴 이유”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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