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정무적 판단에 따라 공천에서 탈락했다. 이는 당 안팎에서 일고 있는 친노 패권주의 청산과 개혁 공천의 마침표를 찍기 위한 결단으로 풀이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결국 컷오프됐다. ‘친노 좌장’이라는 수식어답게 그의 컷오프는 계파 패권주의 청산을 위한 정치적 결단으로 해석되고 있다. 사실 그의 거취를 둘러싸고 당내에서 줄곧 용퇴론이 제기돼왔다는 점에서 이번 당 공천관리위원회 결정은 이미 예견돼 있던 것과 다름없다.

물론 공관위 측의 고민도 적지 않았다. 이해찬 의원이 3선 이상 50% 정밀심사 범위에 포함되지 않았던 만큼 불공정, 무원칙에 따른 반발을 아주 배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김성수 당 대변인은 이해찬 의원의 컷오프 소식이 전해진 14일 기자들과 만나 “정무적 판단”으로 설명하며 불가피한 측면을 강조했다.  

◇ ‘컷오프’ 이해찬·이미경·오영식… 정청래, 재심 청구

이로써 국민의당 정치혁신특별위원회가 지목한 더민주의 ‘표적공천’ 대상 9명 가운데 4명이 공천에서 탈락했다. 앞서 정치혁신특별위는 친노패권·무능86 세력의 심판을 주장하며 지난 7일과 11일 이틀에 걸쳐 6선 이해찬 의원을 포함해 5선 이미경 의원, 재선 이목희·정청래 의원, 초선 김경협·김태년·오영식·전해철·홍영표 의원의 ‘특별공천’, 즉 공천 탈락을 요구한 바 있다. 이 가운데 이해찬·이미경·정청래·오영식 의원이 컷오프된 상태다.

이해찬 의원의 공천 탈락이 ‘정무적 판단’에 따른 것과 달리 이미경 의원과 오영식 의원은 경쟁력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미경 의원은 아직 입장을 전하지 않고 있으나, 오영식 의원은 공관위의 결정을 수용했다. 사실상 불출마다. 그는 13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당후사의 자세를 강조하며 “86그룹 정치인 한명으로서, 그간 단합을 못하고 시대적 과제와 정치개혁에 책임 있게 나서는 치열함을 보여드리지 못한 점 깊이 반성하고, 비판과 책임을 안고 가겠다”고 밝혔다.

정청래 의원의 선택은 달랐다. 공천 탈락으로 후폭풍을 몰고 온 그는 재심을 청구하며 출마 의지를 피력했다. 자신의 발목을 잡았던 막말 논란에도 SNS를 통해 “최전방 공격수를 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불편하게 했다.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반성과 항변을 토해냈다. 일각에선 지난해 5월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시 주승용 최고위원을 향해 ‘공갈’ 발언으로 무리를 일으켜 당 윤리심판원의 징계를 받은 점이 컷오프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얘기가 나오면서 설왕설래가 계속되고 있다.

▲ 국민의당 정치혁신특별위원회는 이해찬 의원을 포함해 더불어민주당의 이미경·이목희·정청래·김경협·김태년·오영식·전해철·홍영표 의원을 지목해 공천 탈락을 요구했다. 이중 4명이 공천에서 탈락했지만, 남은 5명은 컷오프를 통과했다. <사진=뉴시스>

◇ 김태년·전해철·홍영표 공천 확정… 이목희·김경협 경선

반면 김태년·전해철·홍영표 의원 등 3명은 공천을 확정 받았다. 지역구 경쟁력을 감안한 결과다. 남은 2명도 컷오프를 통과했다. 바로 이목희 의원과 김경협 의원이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 두 사람은 후보 확정을 위한 당내 경선을 먼저 치러야 한다. 이목희 의원은 박원순 서울시장 선대위원장을 지낸 최규엽 서울시립대 교수와 이훈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등과 치열한 3파전을 예고했고, 김경협 의원은 신종철 전 경기도의회 의원과 양자대결을 앞뒀다.

한편, ‘김종인표’ 공천에서 14일 현재까지 탈락한 현역 의원 21명 중 범친노 진영은 14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66.6%에 해당한다. 국민의당에서 지목한 이해찬·이미경·정청래·오영식 의원 외에도 문희상·신계륜·유인태·노영민·전병헌·강기정·김현·백군기·윤후덕·임수경 의원 등이 컷오프 대상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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