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승민 의원과 윤상현 의원의 공천심사결과가 정치권 초미의 관심으로 떠올랐다. 정치권에서는 이한구 위원장의 발언을 통해, 이미 유승민 의원의 낙천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권은희 의원과 홍지만 의원을 시작으로 ‘친유승민계’ 학살이 시작됐다. 정치권에서는 막말 논란이 됐던 윤상현 의원과 함께 유승민 의원까지 공천에서 배제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유승민 의원을 중심으로 한 ‘무소속 연대’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어떤 방식이나 형태로든 유 의원의 20대 국회에 살아 돌아올 경우, 새누리당의 기존 권력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15일 오후 기준, 새누리당 공관위는 전체 253개의 지역구 가운데, 공천심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지역구는 30여개다. 서울 강남 3구를 비롯해, 대구지역 7곳과 윤상현 의원의 지역구 등이 발표를 미루고 있다. 또한 비박계 이재오 의원과 친김무성계 김학용 의원, 김성태 의원도 아직 심사대를 통과하지 못한 상황이다.

◇ 친유승민계 의원들 공천심사결과에 촉각, 컷오프 가능성 높아

이 가운데 친유승민계 의원이 다수 포진돼 있는 대구지역 심사결과에 촉각이 모아진다. ▲김상훈(대구 서구) ▲김희국(대구 중남구) ▲류성걸(대구 동구갑) ▲윤재옥(대구 달서을) 의원 등은 유 의원의 원내대표 시절 함께했던 인사들로 현재 결과를 기다리는 입장이다. 이 밖에 조해진(경남 밀양창녕) 의원과 이종훈(경기 성남분당갑) 역시 친유승민계로 분류, 최종 심사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를 두고 정가에서는 친유승민계 공천배제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마지막까지 발표가 미뤄진 지역이 공교롭게도 친박계 입장에서 가장 공천을 주기 껄끄러운 의원들이라는 판단에서다. 앞서 14일 대구지역 심사결과에서 3선의 서상기·주호영 의원과 함께 친유승민계인 권은희·홍지만 의원이 모두 떨어져나가면서 이 같은 관측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무엇보다 이한구 위원장의 발언이 의미심장하다. 전날 예정에 없던 긴급 기자회견을 연 이한구 위원장은 공천심사의 기준 중 하나로 당 정체성과의 적합도를 제시,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고 말해 파장이 일었다. 무엇보다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시점이 이미 200여 곳에 대한 심사를 마친 이후라는 점에서 논란이 일었다. 원내대표 재직 당시 청와대와 다른 견해를 펼쳤던 유승민 의원을 직접 겨냥한 것과 다른 없기 때문이다.

친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유승민 공천배제’ 여론몰이도 시작됐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박종희 공관위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유 의원은 원내대표 시절 새누리당 당헌에 어긋나는 대정부 질문, 대통령 방미 과정의 혼선을 청와대 얼라들로 지정, 당명 대정 반대 등의 부분이 있다”고 몰아세웠다. 홍문종 의원도 “훌륭한 인물이고 좋은 사람이긴 하지만, 당과 맞는 인물이냐 이것에 대해선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던졌다”며 유 의원의 정체성을 문제 삼고 나섰다.

▲ 정치권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유승민 의원을 비롯해 친유승민계 의원들의 무소속 연대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공천에서 배제된 주호영 의원도 무소속 연대와 관련,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둔 상황이다.
◇ ‘무소속 연대설’까지 솔솔, 유승민 생환시 기존 권력구도 ‘흔들’

유 의원을 포함해 유승민계 의원들의 공천배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들의 무소속 출마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주호영 의원도 대구지역 ‘무소속 연대’에 대해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둔 상황이다.

또한 공관위의 공천심사 결과와 상관없이 이번 대구선거는 박근혜 대통령과 유 의원의 대결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앞서 최경환 의원 등 친박계 의원들이 TK지역에서 이른바 ‘진박투어’를 한 것도 박 대통령에 맞선 유 의원을 낙천시키기 위함이라는 게 정가의 공통된 해석이다. 최근 박 대통령이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방문차 대구지역을 순회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를 두고 유시민 전 장관도 “이미 대구지역은 박근혜 대통령 대 유승민 의원의 구도”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관건은 대구지역 민심의 흐름이다. 물론 대구는 박 대통령을 향해 굳건한 지지를 보여주는 지역이다.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콘크리트 지지율을 형성하고 있다는 데 이견이 없다. 동시에 유 의원에 대한 지지를 보내며 다소 이중적인 반응도 나오는 상황이다. 그러나 선택의 시점은 다가오고 있고, 대구민심의 향배에 수도권 선거는 물론이고 차기 대선까지 영향이 미칠 것이 예상된다. 20대 총선을 29일 앞둔 현재, 대구지역이 다시 폭풍의 핵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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