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21일 현재까지 발표한 공천 결과에 따르면,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6명의 예비후보가 공천을 확정 받았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선 안희정 지사의 당내 입지를 재확인했다는 평가다. <사진=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20대 총선을 앞두고 다시금 ‘안희정 대망론’이 정치권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21일 현재까지 발표한 공천 결과에 따르면,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측근 상당수가 본선 티켓을 손에 쥐었다. 당내 ‘안희정맨’을 자처하는 박수현(공주·부여·청양) 의원을 포함해 김종민(논산·금산·계룡)·나소열(보령·서천)·이후삼(제천·단양)·조승래(대전 유성갑)·정재호(경기 고양을) 예비후보가 이른바 ‘안희정계’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선 안희정 지사의 당내 입지를 재확인했다는 평가다. 관건은 당선 여부다. 측근들의 원내 진입 성과가 대망론의 불씨가 될 수 있다.

◇ 박수현 “사랑하는 친구” 김종민 “대통령 만들 것”

가장 이목이 집중되는 인물은 박수현 의원이다. 안희정계의 대표주자로 불리는 그는 평소에도 “안희정 지사의 정치적 행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자처한다. 앞서 박수현 의원은 2010년 안희정 충남도지사후보 캠프에서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당선 직후 충남도 정책특별보좌관을 역임했다. ‘정치적 동반자’로 알려졌지만, 사석에선 ‘사랑하는 친구’라고 부를 만큼 서로 각별한 사이다.

하지만 박수현 의원은 계파의 후광과 거리가 멀다. 19대 총선에서 그가 출마한 충남 공주시는 당 지지율이 10% 안팎에 불과할 만큼 여권 성향이 강한 곳이다. 게다가 당시 경쟁자는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실 차장이었다. 열악한 상황에서 박수현 의원은 48%의 득표율을 얻었다. 공주에서 민주당 60년 역사상 첫 당선이다. 당선 이후에도 의정활동에 게으름이 없었다. 지난 4년을 공주에서 서울 여의도로 출퇴근하며 지역민들과 소통에 힘썼다. 결국 그는 현역 물갈이 태풍 속에서도 단수공천을 받았다.

물론 이번 선거 역시 쉽지 않다. 공주 선거구가 부여·청양과 묶이게 되면서 변수가 생겼다. 특히 부여·청양은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지역구다. 비록 이완구 전 총리가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20대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했으나, 청양을 고향으로 둔 그의 영향력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지역 정가에선 공주에서 표차를 얼마나 벌리고, 부여·청양에서 격차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박수현 의원의 당락을 결정지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공천이 확정된 박수현(공주·부여·청양) 의원을 포함해 김종민(논산·금산·계룡)·나소열(보령·서천)·이후삼(제천·단양)·조승래(대전 유성갑)·정재호(경기 고양을) 예비후보 등 6명이 이른바 ‘안희정계’로 알려졌다. <사진=각 후보 캠프 공식홈페이지>

박수현 의원의 재선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김종민 전 충남도 정무부지사의 활약이 당 안팎으로 기대를 사고 있다. 그는 19대 총선에서 이인제 새누리당 최고위원과 맞붙어 3%p차로 석패한 뒤 지난 4년 내내 지역에서 기반을 다져온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두 사람의 리턴매치는 김종민 전 부지사가 얼마나 뒷심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란 게 지역 정가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그는 안희정 지사와 30년 지기 친구로, 출마선언문에서 “안희정을 대통령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박수현 의원과 함께 안희정 충남도지사 후보의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낸 나소열 충남도당위원장은 다소 힘겨운 싸움이 예상된다. 그의 경쟁자는 지역에서 재선을 노리고 있는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이다. 서천군수 3선을 지내 인지도가 높은 편이지만, 김태흠의 고향인 보령이 유권자 수가 더 많다는 게 약점이다. 앞서 두 사람은 새누리당 당협위원장과 새정치민주연합 지역위원장으로서 18대 대선과 6·4지방선거 등에서 치열한 신경전을 벌여왔던 터. 이번 총선에서 승부를 낼 계획이다.

◇ 조승래·정재호, 치열한 경선 승리로 경쟁력 확인

반면 이후삼 전 새정치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 정책위원회 부의장은 권석창 전 익산지방국토관리청장과 신인간의 대결을 치른다. 안희정 지사의 야인시절부터 줄곧 함께해온 것으로 알려진 그는 민선6기 충남도 정무비서관을 지냈다.

조승래 전 안희정 지사 비서실장과 정재호 전 안희정 충남도지사후보 캠프 총괄특보는 이미 당내 경선을 통해 경쟁력을 확인받았다. 조승래 전 비서실장은 이종인 전 현대제철 전무이사, 최명길 전 MBC 앵커와 맞붙어 과반이 넘는 득표율(57.62%)을 기록해 결선투표까지 가지 않았다. 당초 총선 출마에 부정적이었으나, 안희정 지사의 대권가도에 힘을 보태기 위해 마음을 돌렸다는 얘기가 많다. 상대 후보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정재호 전 특보는 ‘손학규계’ 송두영 전 한국일보 기자와 ‘문재인계’ 문용식 당 디지털소통위원장을 상대로 한 경선에서 승기를 잡았다. 계파 대리전으로 불릴 만큼 치열한 경선을 치렀으나, 본선 또한 고전이 예상된다. ‘안희정 마케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충청권과 달리 경기 고양을에선 정채호 전 특보의 개인기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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