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죄측부터 더민주 최진 후보, 국민의당 장병완 후보, 무소속 강운태 후보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20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기간이 시작된 가운데, 광주 동남갑의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옮겨 3선을 노리는 장병완 후보와 더민주의 전략공천을 받은 최진 후보의 치열한 맞대결이 예상된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는 호남에서 우열을 가리기 힘든 2개의 야당이 경쟁하고 있어, 누구도 쉽게 판세를 전망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나눠먹는 시나리오를 관측하기도 하고, 다른 측에서는 전략적 투표로 일방이 우세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먼저 광주 동남갑에서는 지역의 터줏대감을 자처하고 있는 장병완 후보가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다. 현역의원으로 인지도 측면에서 앞서고 있고, 소속정당인 국민의당이 호남에서 만큼은 더민주에 비해 앞서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31일 발표된 리얼미터의 정당지지율에 따르면, 호남지역에서의 국민의당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국민의당 지지율은 41.1%로 26.8%의 지지율에 그친 더민주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고 있다. 특히 안철수 공동대표가 ‘홀로서기’를 선언하면서 지지율이 상승, 반문재인 정서를 가진 유권자들이 결집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리얼미터 여론조사. 28일 30일 전국 유권자 1,511명 대상. ARS와 전화면접 혼용. 응답률 4.7%.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5%. 기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가능.>

다만 국민의당 공천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는 점이 장 후보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장 후보와 함께 당내 경선을 펼쳤던 서정성 씨와 정진욱 씨는 경선부정 의혹을 제기하며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서 씨의 지지자들이 경선에 불복해 지도부 회의장에 난입하는 등 지지자들 사이 감정의 골이 깊다는 후문이다. 정진욱 씨는 법적조치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지역구에서 활동하던 장 후보의 측근이 2014년 비리에 연루돼 유죄를 선고받았다는 사실도 부담이다. 장 후보가 과거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던 업무상 횡령사건이 최근 재심신청 심리에 들어간 것도 선거판세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장 후보에 맞서 더민주 최진 후보는 정권교체를 캐치프레이즈로 내 걸었다. 호남민심은 정권교체에 있다는 진단을 내리고 더민주 쪽으로의 전략적 투표를 유도하려는 포석이다. 대통령리더십센터 소장을 맡아 이 분야 전문가라는 점을 부각시켜 지지를 호소하는 모양새다.

관건은 인지도다. 최 후보의 경우, 경쟁자인 장 후보나 강 후보에 비해 지역에서의 인지도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정치권에서는 ‘바람’이 중요한 서울이나 수도권과 달리 지역에서는 ‘인물론’이 중요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지역정가에서는 최 후보가 김대중 정부 당시 청와대 행정관 출신이라는 점을 강점으로 꼽고 있다. 최 후보 입장에서는 선거 전까지 인지도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인 셈이다.
 
변수는 ‘옥중출마’를 선언한 강 후보다. 사실 동남갑에 출마한 후보군 가운데 가장 높은 인지도를 가진 후보는 강 후보다. 강 후보는 16대부터 18대까지 남구에서 내리 3선을 했고 광주시장까지 역임한 인사다. 무소속이지만 지역에서의 경쟁력이 만만치 않다는 의미다.

그러나 최근 강 후보는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검찰에 구속, 사실상 직접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검찰이 이날 구속기간을 다음달 10일까지 연장하면서, 강 후보가 직접 뛸 수 있는 선거운동은 고작 사흘 남짓으로 줄어들게 됐다. 선거에 나서기 어려운 강 후보가 자신을 대신에 선거운동을 뛸 아내에게 쓴 ‘옥중서신’이 지역정가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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