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남동구을은 18대 의원을 지낸 조전혁 새누리당 후보와 19대 현역인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재선에 도전한 선거구다. 2006년 재보선을 포함한 최근 여섯 번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야가 3승3패한 곳으로, 이번 총선 역시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고 있다. <사진=뉴시스/시사위크>

[시사위크|인천=소미연 기자] 3.6%p 차이다. 조전혁 새누리당 후보와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오차범위 내에서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다. 조선일보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지난 26일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관석(36.4%) 후보가 조전혁(32.8%) 후보를 다소 앞선 상황이다. 주목할 부분은 29.7%에 달하는 무응답이다. (19세 이상 성인남녀 517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3%p. 응답률 10.2%.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조전혁 후보는 “당의 공천파동으로 인한 지지층 이탈”로 분석하고 “부동층으로 돌아선 지지층의 신뢰 회복으로 지지율 반전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윤관석 후보의 생각은 달랐다. 야권연대를 성공시킨 저력을 내세워 “이제부터 본격적인 지지율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일 지역 일꾼은 누가 될까.

◇ 조전혁, 4년 전 하지 못했던 고백 “약속 지켰다”

▲ 조전혁 후보가 지난 1년 동안 체감한 민심은 “주민들의 이익을 대변해달라는 것”이라면서 “지역에는 일 잘하는 경제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사진=조전혁 후보 블로그>
“예방주사를 잘 맞았다고 생각한다.” 조전혁 후보는 30일 선거사무소에서 기자와 만나 담담하게 말했다. 기대에 못 미치는 지지율에 대해 “새누리당 공천파동으로 영향을 엄청 받았다”고 털어놓은 그는 지난 19대 총선 당시 자신도 “희생당했다”고 주장했다. 공천 탈락을 인정하고 곧바로 불출마 선언을 했지만, 아쉬운 마음은 지금도 여전하다. “그때 출마를 했더라면 당선됐을 것”이란 확신 때문이다.

조전혁 의원의 확신은 18대 국회에서 실천한 공약에서 비롯됐다. 가장 대표적 성과로 꼽는 것은 인천대의 국립화다. “5조원의 국비확보 가치가 있다”고 자평할 정도다. 이외 ▲간석·향촌휴먼시아 지역난방 유치 ▲간석3동~만수동 인도 및 도로정비사업 ▲만수여중 교육환경 개선사업 국비 유치 ▲만수북중·남동중 다목적 강당 유치 ▲만수북초·서창초 잔디운동장 개선사업 유치 ▲서창도서관·서창파출소 설립 등의 공약을 실천했다. 그는 “4년 전 자랑스럽게 ‘약속을 지켰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이제야 그 말을 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4년간의 공백기에도 바쁘게 살았다. 교수로 다시 강단에 섰고, 종편 방송에서 앵커로 활약하며 책도 냈다. 지역으로 다시 돌아온 것은 1년이 조금 넘었다. 사고지구당으로 분류된 남동을의 당협위원장 경선에 뛰어들었고, 선출된 지난해 2월부터는 시·구의원들과 함께 지역을 누비며 지역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꼼꼼히 공부했다. 지난 1년 동안 조전혁 의원이 체감한 민심은 “주민들의 목소리에 경청하고, 주민들의 이익을 대변해달라는 것”이라면서 “지역에는 일 잘하는 경제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실제 조전혁 의원이 이번 선거에서 강점으로 내세운 부분도 ‘경제전문가’다. 실제 그는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위스콘신 메디슨 대학원 경제학 석·박사를 마쳤다. 이후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 한국경제학회 사무차장, 여의도연구소 부소장 등을 지냈다. 특히 18대 국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으로 있었던 만큼 “숨어있는 예산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다”면서 “예산 확보만큼은 자신있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경제전문가가 아닌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저격수’로 부각되는데 대해 다소 불편하다. 무엇보다 “저격수라는 표현은 잘못된 수식어”라는 게 조전혁 후보의 지적이다. 저격수는 뒤에 숨어서 총을 겨누지만 자신은 “숨어서 쏜 적이 없다”는 것. 스스로가 당당한 만큼 지난 일에 후회도 없다.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도리어 ‘조전혁’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더 높이 평가해주는 분들이 많다”는 게 측근의 설명이다. 앞서 조전혁 의원은 2010년 4월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전교조 명단을 공개해 해당 교사들로부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했다. 재판 결과는 패소했다.

선거 변수로 등장한 야권단일화에 대해선 의미 부여를 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1대1 구도로 준비해왔다”는 것. 측근들도 야권단일화에 대한 파급력을 축소 전망했다. 이날 기자와 만난 선거대책본부 관계자는 “정치적 야합이고, 잘못됐다”면서 “야권 지지자들의 반발심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리어 “공천파동의 후유증을 극복하고 빨리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한다”고 측근들은 입을 모았다. “국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정책대결로 당이 노력하고, 조전혁 후보의 경쟁력과 정성이 더해지면 등 돌린 지지층들이 다시 돌아올 것”이란 얘기다.

◇ 윤관석, 백방으로 뛰어다닌 4년 “성과 확실해”

▲ 윤관석 후보는 “지난 4년 동안 오직 성과로 말해왔다”면서 “앞으로도 약속이 아닌 실천의 의정활동으로 주민들의 성원에 보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윤관석 후보 블로그>
“맡겨놓으니 확실하게 한다.” 윤관석 후보의 경쟁력을 한마디로 요약한 말이다. 그는 “지난 4년 동안 오직 성과로 말해왔다”면서 “앞으로도 약속이 아닌 실천의 의정활동으로 주민들의 성원에 보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윤관석 후보가 19대 국회의원으로 지낸 4년 동안 확보한 인천발전 예산만 4529억원에 달한다. 남동발전 예산은 177억원을 끌어왔다. 능력 발휘에 이어 검증도 이미 마쳤다. 국회, 언론, 시민단체로부터 27회에 걸쳐 우수 국회의원으로 선정됐다.

특히 당내 윤관석 후보의 신뢰는 두텁다. 19대 국회 입성 직후 원내부대표를 맡은 데 이어 원내대변인, 정책위원회 부의장, 수석사무부총장을 잇따라 역임하며 당의 ‘입’으로, 인사와 재정을 책임지는 ‘살림꾼’으로 활약했다. 바쁜 행보 속에서 지역도 살뜰히 챙겼다. 대표적 사례가 서창지역의 숙원 해결이다. 바로 고등학교 유치다.

서창지역은 타 지역보다 학생들의 수가 많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고등학교가 없다. 학군에 여러 개의 구가 같이 묶여있고, 학군 전체의 학령 인구는 줄어드는 추세였기 때문에 고등학교 신설이 법적으로 불가능했다. 하지만 윤관석 후보는 포기하지 않았다. 백방으로 뛰어다닌 결과, 우림교육재단의 제일고등학교 이전 소식을 접하고 부평구 십정동에서 서창2지구로 이전을 추진했다. 마침내 지난 23일, 윤관석 후보는 김계홍 이사장과 양자 합의를 이뤘다.

교육에 대한 윤관석 후보의 비전은 20대 총선에서 공약으로 다시 한 번 확인됐다. 그는 “4년간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상임위의 경험을 바탕으로 남동구를 교육혁신지구로 지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교육의 질을 향상시켜 아이들에게는 수준 높은 교육을, 부모에게는 만족할 수 있는 교육을 제공하겠다”는 각오다. 뿐만 아니다. 대표 공약인 인천도시철도 2호선 KTX광명역 연장, 서창-논현-송도를 잇는 도시철도망의 구축을 위해 20대 국회에선 상임위 배정을 국토교통위원회로 요구할 계획이다.

선거 전략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총체적 무능을 알리는 것이다. 윤관석 후보는 “보수정권 8년 동안 경제, 민주주의, 역사, 안보 등 모든 것이 실패, 추락, 후퇴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이번 선거 승리에 대한 책임감도 크게 느끼고 있다. “정권 교체의 교두보 확보 여부가 달렸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20대 국회에서 재선에 성공하면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무너진 삼권분립을 제대로 세우기 위한 감사원 기능의 국회 이관을 추진할 계획이다. 두 번째 전략은 19대 국회 의정활동 성과로 주민들의 검증을 받는 것이다. 이미 우수 국회의원 27관왕에 오른 만큼 자신 있는 모습이다.

관건은 야권단일화 효과다. 윤관석 후보는 현재까지 전국 유일의 범야권단일후보다. 배진교 정의당 후보가 출마를 접고 지지 의사를 밝힌 데 이어 홍정건 국민의당 후보가 스스로 출마를 포기했다. 지역 정가에선 야권 승리를 돕기 위한 홍정건 후보의 정치적 결단으로 해석했다. 당의 야권단일화 불가 방침으로 후보자 사퇴를 택했다는 것. 이와 함께 주변에선 “분열된 야권에 화합의 물꼬를 튼 윤관석 후보의 저력이 대단하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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