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의 자회사 KT에스테이트가 ICT 기술이 결집된 주거단지를 구성, 기업형 임대사업에 나선다. 사진은 올해 9월 완공예정인 서울 영등포 오피스텔 투시도.<출처=KT에스테이트>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KT가 자회사 KT에스테이트를 통해 부동산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옛 전화국 부지에 주거단지를 구성해 임대주택사업을 벌이겠다는 것으로, 통신회사답게 ICT 기술이 결집된 주거시설을 선보이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KT가 포화된 통신시장에서 새로운 수익창출 및 IoT 가입자 확보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노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KT의 부동산 임대 전문 자회사인 KT에스테이트는 지난 3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리마크 빌’이란 브랜드를 통해 기업형 임대주택 사업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 주택임대 추진하는 KT, 의도는 홈 IoT 가입자 늘리기?

KT의 옛 전화국 부지를 활용해 주거단지를 구축하겠다는 것으로, 오는 7월 서울 신당역 동대문에 리마크빌 797가구를 시작으로 올해 안에 영등포, 서울 관악구, 부산 대연동 등 총 4개지역에 2,231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눈에 띄는 부분은 KT의 ICT 기술이 주거단지 구성에 적극 활용된다는 점이다. 여기엔 홈IoT(사물인터넷)인 도어록, 온·습도 자동조절 시스템, 창문 조명 등의 원격 제어 등이 속한다.

이에 업계에선 홈 IoT 시장에서 뒤쳐진 KT가 주택임대사업과 함께 홈 IoT 고객 확보, 그리고 기가 인터넷 및 IPTV 가입자 증가라는 세 마리 토끼를 노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이동통신3사는 포화된 통신시장을 벗어나 새로운 수익 창출을 위해 IoT 사업을 활발히 진행 중에 있다.

그 중 주거일상을 변화시키는 홈 IoT 시장에선 LG유플러스가 가입자 23만명을 돌파하며 선두에 섰고, SK텔레콤도 최근 새로운 상품군과 요금제를 출시하며 고객확보에 나섰다.

반면 KT는 이들 업체에 비해 홈 IoT 제품 및 요금제 면에서 구성이 뒤쳐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송희경 전 기가IoT사업단장도 지난달 초 열린 KT IoT 사업설명회에서 “KT의 홈 IoT는 경쟁사보다 조금 늦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KT의 이 같은 IoT 사업부진은 고객과의 1대 1 사업에서만이 아니라 건설업계 회사와의 제휴에서도 이어진다. 건설업계와의 제휴는 한번에 대규모 IoT 가입자를 확보한다는 장점이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정우건설산업, 지희건설, HN주택임대관리에 이어 지난달 현대건설과 제휴를 통해 스마트홈 사업을 진행키로 했다. 또 LG유플러스는 안강개발과 함께 경기도 미사강변도시 약 1000여 세대 오피스텔에 홈 IoT 서비스를 빌트인으로 설치키로 했다.

그러나 KT의 제휴업체는 현재 자회사인 KT에스테이트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이번 사업 추진을 통해 2,231가구를 홈 IoT 고객으로 확보할 전망이다.

◇ “입주자에 KT 상품만 강요 시 문제 발생”

KT의 부동산 시장 진출은 단순히 IoT사업 활성화에만 그치지 않는다. KT는 리마크빌 가구에 기가인터넷과 IPTV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즉, 홈 IoT 상품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초고속 인터넷과 IPTV 상품을 제공해 포화된 통신시장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KT가 기가 인터넷과 IPTV 등으로 수익을 올리기 위해 리마크빌 입주자들에게 자사의 상품만 강요한다면 소비자 선택권 침해 등의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특정 건물에 한 통신사의 상품이 제공되는 것은 상관없다”며 “하지만 타 회사의 상품 가입을 금지하는 행위 등은 이용자 차별이란 점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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