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1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된 ‘김종필 증언록’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왼쪽부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김종인 더민주 대표. <출처=뉴시스>
[시사위크=우승준 기자] 국민의당이 야권후보 단일화를 철저하게 봉쇄하는 모양새다. 4·13 총선의 최대 접전지로 꼽히는 수도권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후보가 난립하면서 새누리당에 밀리고 있는 지역구가 많다. 이 때문에 야권후보 단일화 논의가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국민의당 지도부는 소수 지역구 연대만을 허용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후보단일화를 주장하는 국민의당 후보들의 목소리도 종종 들리고 있다. 정호준(서울 중구성동갑)·부좌현(경기 안산단원을)·김성호(서울 강서병) 세 후보가 그렇다. 이들은 야권후보 단일화에 거부 의사를 피력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다른 목소리를 냈다.

이런 이유에서 야권후보 단일화의 물꼬가 트이는 것 아니냐는 야권 지지층의 기대감이 상당했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전언이다.

다만 야권 지지층의 기대감은 하루도 가지 못하고 좌절되는 분위기다. 국민의당이 단일화 논의를 최소화한다고 못박았기 때문이다.

1일 이태규 국민의당 전략홍보본부장은 마포 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오늘 안철수 대표께서 단일화에 대해 ‘누가 더 좋은 후보고 국민을 위해 일할 후보인지에 대해 국민의 판단을 구하는 것이 좋겠다”라며 “‘더 이상 소모적인 논쟁을 안했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말씀을 했다”고 전했다. 후보단일화 논쟁이 생산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국민의당은 야권연대를 외치고 있는 더민주와 정의당을 향해 연대불가방침을 다시 한 번 전달했다.

이 본부장은 더민주를 향해 “거대 의석수를 가진 정당에 걸맞게 현재 사회적 모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면서 국민의 지지를 호소하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정의당에 대해서도 “정의당 후보가 야권단일이라는 후보 명칭을 쓰고 있는데 이 부분은 국민의당 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잘못됐다”고 말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민의당 후보가 포함되지 않은 후보단일화에 대해 야권연대란 표현은 불합리하다는 게 이 본부장의 설명이다.

뿐만 아니다. 국민의당은 야권연대 불가에 대한 확인사살도 강행했다. 이날 오전 서울 노원역 인근에서 유세를 진행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단일화 사례 증가 여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있어도 소수”라고 답했다.

이와 관련 이 본부장도 “추가로 부좌현 후보가 (후보 단일화를) 한다고 했으나, 상세한 보고가 아직 없다. 정호준, 김성호 후보 외에 후보단일화 추진 중인 지역은 보고 받은 게 없다”고 답하며 사실상 단일화 논의가 없음을 시사했다.

한편 같은 날 전북을 방문한 김종인 더민주 대표는 야권후보 단일화 물꼬를 막은 안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 대표는 전주 덕진구 인근 김성주 후보 캠프에서 진행된 중앙선대위원회의를 통해 “국민의당은 통합도 거부, 연대도 거부하고 있다”며 “이번에 또 새누리당에게 과반의석을 허용하면 새정치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당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싸울 대상과 연대할 대상을 거꾸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싸울 대상은 야당이 아니라 새누리당이라는 게 김 대표 주장이다. 연대거부는 정권교체의 꿈을 공중분해시키는 것과 다름없다는 얘기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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