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3 총선 결과에 따라 여야 잠룡으로 불리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오세훈 새누리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대선가도 명암이 달라진다. <사진=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사실상 대선 전초전이다. 4·13 총선은 여야 잠룡들의 실험대이자 그 결과에 따라 대선가도의 명암이 달라진다. 여야를 통틀어 가장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정치생명까지 걸었다. 호남에서 받게 될 그의 성적표가 재신임의 척도가 될 전망이다. 이는 결국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의 운명까지 좌우한다. 3당 혁명을 주장하고 있는 안철수 대표는 호남을 기반으로 정권교체 밑그림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야권의 대선주자 간 신경전이 수면 위로 오른 가운데, 여권의 대선주자들은 암중모색을 택했다. 오세훈 새누리당 후보는 재기 발판이 될 서울 종로구 탈환 여부에, 같은 당 김무성 대표는 과반 확보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문재인의 승부수… “호남 성적표에 정치생명 달렸다”
 
문재인 전 대표의 세 번째 죽을 고비다. 지난해 2·8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선출, 당 혁신, 총선 승리에 대한 ‘사즉생’ 각오를 ‘죽을 고비’라고 표현했던 그는 지난 1월 대표직을 사퇴할 당시에도 “총선 결과에 무한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승부처는 호남이다. ‘반문재인’ 정서로 국민의당의 ‘녹색바람’이 확산되자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었다. “호남이 지지를 거둔다면 미련 없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것. “호남의 인정을 받아야 대선주자 자격이 있다는데 공감”한 결과다. 뿐만 아니다. “대선에도 도전하지 않겠다”고 공표했다.

앞서 문재인 전 대표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반대에도 지난 8~9일 호남행을 택했다. 위로, 사과, 경청을 내세운 ‘민심 달래기’다. 마지막 유세기간인 11일~12일에도 호남을 다시 방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남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받을 경우 문재인 전 대표의 책임론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호남에서 반전에 성공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총선이 끝나면 대선 체제로 당의 전열 정비가 시작되는 것과 동시에 ‘문재인 대세론’이 형성될 수 있다. 또 비주류 의원들이 상당수 탈당한 만큼 당내 역학구도 역시 친문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 오세훈의 재기전… “종로 탈환에 대권가도 속도 달렸다”

오세훈 후보의 정치적 재기는 서울 종로구 탈환에 좌우된다. 2011년 8월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에 책임지고 서울시장직을 내려놓은 그는 5년여 만에 복귀 무대를 ‘정치 1번지’ 종로로 택했다. 종로는 이명박·노무현 전 대통령을 배출한 등용문으로 익히 알려져 왔던 터다. 실제로도 재선 서울시장 출신인 오세훈 후보는 종로에서 당선될 경우 재기와 함께 차기 대권주자로 발돋움할 기회를 얻게 된다.

이 같은 분위기는 대선주자 지지율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났다. 오세훈 후보는 당내 경선에 출마한 이후 여권의 대선주자 지지율 2위로 진입했다. 결국엔 김무성 당 대표마저 제치고 1위에 오른 상태다. 해당 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7일 발표한 4월 첫째주 주간 정례 조사 중간 결과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 응답률은 4.9%였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관건은 세 확보다. 다선 중진들이 즐비한 당내에서 입지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난관에 부딪힐 수 있다. 때문에 오세훈 후보는 국회 재입성 이후 당분간 낮은 자세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물론 정세균 더민주 후보에게 패한다면 재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 안철수의 홀로서기… “최소 20석 이상 얻어야 합격점”

국민의당의 승리는 곧 당을 이끌고 있는 안철수 대표의 승리로 해석된다. 반대로 국민의당이 이번 총선에서 교섭단체 구성 요건인 20석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그 책임론 역시 안철수 대표의 몫으로 돌아간다. 때문에 당내에선 최소 20석 이상이 목표다. 현재 기세로는 최고 40석까지 전망된다는 점에서 안철수 대표의 대권가도 또한 장밋빛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국민의당이 20대 국회에서 교섭단체를 구성하게 될 경우 제3당 이상의 정치적 위상을 갖게 된다. 캐스팅보트를 손에 쥔데다 유력한 대선주자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안철수 대표는 야권의 대선주자로 확실한 입지를 다질 수 있다. 원외에 있는 더민주의 문재인 전 대표나 박원순 서울시장 등과의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하지만 야권이 총선에서 패배할 경우 국민의당에 쏠릴 책임론은 부담이다. 물론 전화위복으로 생각해볼 수도 있다. 더민주의 참패는 향후 야권 주도권 경쟁까지 기대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호남 지지와 중도층으로 외연 확장이 가능한 안철수 대표가 지지율 반등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내 주축 세력인 호남 의원들과의 화합 문제는 변수다.

◇ 김무성의 예고된 사퇴… “과반 확보해야 재도약 가능”

김무성 대표의 거취는 이미 결정된 상태다. 다름 아닌 ‘대표직 사퇴’다. 그는 공천파동에 대한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선거의 승패와 상관없이 총선이 끝나면 마무리 잘하고 사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과반인 150석 이상 달성에 실패할 경우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당장 친박계는 이른바 ‘옥새투쟁’을 감행했던 김무성 대표를 겨냥할 것이고, 비박계는 무리한 공천을 추진한 친박계를 몰아세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여권은 극심한 내홍에 휩싸일 전망이다.

반면 총선에서 수도권 압승을 포함해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을 확보하면 대권가도에서 다시 상승세를 탈 수 있다. 대표직 사퇴 이후 2선에서도 당 주도권을 쥐고 정치세력화 도모가 가능하다. 박근혜 대통령과 관계 재설정은 다음이다. 이와 관련, 당 안팎에선 “(김무성 대표가) 총선 승리를 이끌어 박근혜 정부 후반기 국정운영에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로 양측이 당분간 안정적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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