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대 총선에서 참패한 새누리당이 차기 지도부 구성과 차기 국회의장 선출문제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다.<사진=뉴시스>
[시사위크=최찬식 기자] 4·13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참패함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도 국정운영 구상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당장 새누리당 지도부 구성이 문제로 부상했다.

총선 직전까지만해도 박근혜 정부의 후반기를 이끌 당 지도부는 친박계 중심으로 구성할 요량이었지만, 국민들이 친박실세들의 박근혜 마케팅에 대해 총선을 통해 준엄한 심판을 내린 상태라 이 마저도 여의치 않게 됐다.
 
여기다 그동안 친박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박근혜 대통령도 지지율 추락으로 구심점이 많이 약화됐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 지난 22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29%였다. 집권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는 수모를 당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 본격적인 레임덕을 알리는 징조라고 분석하고 있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친박들이 지도부 경선에 나가는 것도 모양새가 썩 좋은 것은 아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들이 친박에게 자중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만큼 지도부 선출에 관여하지 않는 게 맞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집권 후반기로 갈수록 대통령의 이 먹혀들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후반기 국정을 함께 책임질 강력한 당 지도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당장 53일에 있을 원내대표 경선이 문제다. 박근혜 정부를 뒷받침할 친박이 원내대표를 맡는 게 가장 좋은 그림이지만, 친박은 이 문제에 대해 아직까지 함구하고 있다. 과거 유시민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아 박 대통령과 심각한 갈등을 야기한 점 때문에 친박 원내대표가 필요한 실정이다.
 
이미 비박계를 중심으로 차기 원내대표는 친박이 아닌 비박계가 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여기다 이르면 5월말에 치러질 당 대표 경선도 관심거리다. 총선 직전까지만해도 차기 당 대표는 최경환 의원이 유력했다. 그동안 친박의 좌장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잘 알고 있어 유력한 차기 당 대표로 거론됐다.
 
총선 참패를 계기로 최 의원의 당 대표 출마명분이 이미 많이 퇴색됐다. 새누리당의 텃밭에서 야권에 10석 가량을 넘긴 상황인지라 친박 좌장인 최 의원의 출마론은 설득력을 잃었다.
 
이 같은 점을 의식해서인지 지도부 구성문제에 대해 최 의원은 당권 도전에 생각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그러면서 최 의원은 당권에 대해 생각할 겨를도 없고, 우선 당을 추스르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국회의장도 문제다. 당초 8선인 서청원 의원이 차기 국회의장을 맡아야 한다는 생각이 암묵적으로 통했다. 8선이자 친박의 맏형으로 통하는 서 의원의 국회의장 내정설은 기정사실로 정치권에서는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에 원내1당을 내준 이상 새누리당이 국회의장직을 맡을 공산은 그리 높지 않다. 과반 의석을 야권이 차지해 야권 국회의장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당내 지도부 구성과 차기 국회의장 선출을 놓고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는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