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선을 전후한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흐름.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동반상승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는 하락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데이터=리얼미터>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야권에 ‘차기대선주자 풍년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복수의 여론조사 결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1위와 2위 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이는 양상이다. 박원순 시장도 여전히 건재했고, 김무성·오세훈 등 여권의 대선주자들이 주춤한 사이 김부겸 당선자도 치고 올라왔다.

지난 28일 발표된 리얼미터의 주중동향에 따르면,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의 지지율은 26%로 가장 높았다. 2위는 19.9%의 지지를 받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였다. 문 전 대표는 분당사태 이전 수준의 지지율을 완연히 회복했고, 안 대표는 자신의 최고 지지율을 경신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 문재인, 수도권과 젊은 층서 강세…안철수는 호남과 중장년층 지지

반면 여권 내 부동의 1위를 유지했던 김무성 대표의 지지율은 6.3%로 폭락했다. 서울 종로에서 정세균 후보에 고배를 마신 오세훈 전 서울시장 보다도 순위가 낮았다. 새누리당의 총선 참패에 따른 지지층 이반이 원인으로 보인다.

29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서도 야권의 대선주자들의 약진이 돋보였다. 특히 안 대표는 지난달 같은 조사 대비 11%나 상승한 21%를 기록, 문 전 대표를 제치고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문 전 대표는 1% 상승한 17%의 지지율을 보였다. 김무성 대표의 지지율은 3%로, 김부겸 당선자와 같은 수준이었다.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뚜렷하게 감지되는 현상은 문 전 대표와 안 대표의 지지율 동반상승 흐름이다. 총선 전 20.1%였던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은 총선 직후 22%로 올랐고 지난 3주차에 상승세가 완연했다. 같은 기간 안 대표의 지지율도 동시에 상승했다. 총선 전 14.2%로 시작했던 지지율은 3주차에 18%를 넘더니 4주차에는 20%에 근접한 지지율을 보였다. 과거 야권의 대선주자들이 같은 지지층을 두고 제로섬 게임을 벌인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이는 야권의 양대주자가 각자 고유의 영역에서 지지층을 결집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역별·연령별 선호도를 따져보면, 지지층 분화가 이뤄짐을 알 수 있다. 문 전 대표의 경우 서울 등 수도권과 부산·경남 지역에서 지지도가 높은 반면, 안 대표는 호남지역에서 강세를 보였다. 연령별로 문 전 대표가 20~40대의 지지를 받았다면, 50~60대 이상은 안 대표를 선호했다. 두 대선주자의 지지층이 합쳐질 경우, 상당한 파급력을 가질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 여권주자 가뭄 반사이익에 불과, 야권 ‘시너지’ 낼 방법 찾아야

▲ 리얼미터 차기대권 가상 양자대결 조사. 4/18~4/19 유권자 1,012명 대상 진행. 무선(60%)유선(40%) 임의전화걸기(RDD) 자동응답 방식. 응답률은 3.1%.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물론 여권의 유력한 대선주자가 나온다면 흐름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새누리당 출신 대권후보가 마땅치 않아 야권의 후보들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예를 들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같은 인물이 후보군으로 등장할 경우, 이야기는 달라진다.

실제 반기문 총장을 새누리당 후보로 가정하고 양자대결을 할 경우, 야권 주자들의 총합보다 지지율이 오히려 적게 나왔다. 문 전 대표로 단일화시 지지율은 42.8%였고, 안 대표는 32.3%에 불과했다. “안 대표의 지지층과 반 총장의 지지층이 많이 겹친다”는 게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의 설명이다.

이에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지지층 단일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결론이 내려진다. 무작정 단일화를 한다고 상대 후보의 지지율을 그대로 흡수할 수 없기 때문이다. 후보단일화 후 일방적인 지지요구 대신, 지지층에 대한 충분한 설득과정이 필요하다는 것. 과거 대선과 같이 일방에 상처만 남는 정치공학적 단일화는 정권교체 실패만을 반복할 뿐이라는 지적이다.

야권이 대선주자 풍년현상에 안주하기보다 1 더하기 1이 2이상이 될 수 있는 정치적 방법을 지금부터 고민해야하는 이유다.

◎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

▲ 조사내용 : 리얼미터 정례조사
▲ 조사기관 : 리얼미터, MBN
▲ 조사기간 : 4/25~4/27
▲ 조사대상 : 전국 남녀 유권자 1,522명
▲ 조사방법 : 유무선 전화면접 및 자동응답
▲ 표본오차 : 95% 신뢰수준 ±3.1%
▲ 응답률 : 5%

▲ 조사내용 : 한국갤럽 정례조사
▲ 조사기관 : 한국갤럽
▲ 조사기간 : 4/26~4/28
▲ 조사대상 : 전국 남녀 유권자 1,001명
▲ 조사방법 : 유선(15%) 무선(85%) 전화면접
▲ 표본오차 : 95% 신뢰수준 ±3.1%
▲ 응답률 : 19.9%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참조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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