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가 티볼리, SM6, 신형 말리부의 잇단 돌풍에 미소 짓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자동차업계에 부는 ‘신차 돌풍’에 철강업계의 포스코가 미소를 짓고 있다. 지난해 티볼리와 올해 초 SM6에 이어 이번엔 신형 말리부가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 자동차업계에 돌풍 몰고 온 ‘언더독’ 3총사

쌍용자동차가 지난해 선보인 소형 SUV 티볼리는 출시 2년차인 현재 쌍용차의 주력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덕분에 기나긴 부진의 터널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던 쌍용차는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지난 1분기에도 흑자를 달성하며 봄을 맞은 상태다. 더불어 묵은 과제였던 해고자 문제도 출구를 찾았다. 쌍용차의 역사가 티볼리 등장 전과 후로 또 한 번 나뉜다 할 수 있을 정도의 존재감이다.

올 초 출시한 르노삼성자동차의 SM6는 중형 세단 시장에 돌풍을 몰고 왔다. 그동안 현대·기아자동차가 장악하고 있던 중형 세단 시장의 판을 흔든 것이다. 사전계약 단계에서부터 심상치 않은 행보를 보이더니, 정식 출시 첫 달부터 K5, K7, 그랜저를 모두 제치고 쏘나타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업계에서는 당초 르노삼성이 목표로 설정했던 석 달 내 2만대, 연간 5만대 판매 실적을 가뿐히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SM6가 판을 흔든 중형 세단 시장에 한국지엠 신형 말리부도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지엠은 지난 27일 신형 말리부 출시 행사를 성대하게 치르고 공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출발이 좋다. 기본적으로 디자인 및 성능 등에 대한 평가가 상당히 긍정적이다. 신형 말리부는 그랜저보다 길이가 길 정도로 넉넉한 실내공간을 갖췄으면서도 날렵한 외관을 자랑한다. 또한 엔진성능이나 안전성, 편의사양 등도 기존 중형 세단 모델에 비해 부족함이 없다.

이렇다보니 신형 말리부를 관심과 반응은 SM6를 향했던 것 못지않게 무척 뜨겁다. 특히 사전계약 첫날 실적은 SM6를 훌쩍 뛰어넘어 2,000대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 고장력강판 바람에 밀접해지는 자동차-철강 업계

티볼리는 지난해 국내에서만 4만5,000대가 팔렸다. 올해 1분기까지 실적은 1만1,400여대다. 월 평균 4,000대 안팎의 판매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롱바디 모델인 티볼리 에어까지 가세한 올해는 지난해 판매량을 가뿐히 넘어설 전망이다.

SM6는 출시 첫 달인 지난 3월 6,751대의 실적을 남겼다. 사전계약에서만 1만대를 가뿐히 넘은 SM6는 3월에 이미 2만대 계약도 돌파했다. 출시를 앞두고 만발의 준비를 한 만큼 물량 공급에도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이 추세라면 올해 5만대 이상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신형 말리부는 아직 판매 실적이 없지만, SM6에 비견되는 실적을 낼 가능성이 적지 않다. 한국지엠은 SM6, 쏘나타, K5 등 중형 세단 경쟁 차종을 모두 제칠 수 있다며 자신감에 가득 차 있다.

이처럼 신차 돌풍의 주인공인 이 세 차종의 예상되는 연간판매량만 보수적으로 잡아도 15만대 가량이다. 예상치를 뛰어 넘을 경우 20만대 이상도 충분히 가능하다.

이러한 상황이 만족스러운 것은 각 업체만이 아니다. 포스코도 미소를 짓고 있다. 이들 차량에 고장력강판을 공급하며 협력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지엠은 신형 말리부가 크기는 더 커졌음에도 오히려 더 가볍고 탄탄해진 비결로 ‘포스코 고장력강판 적용’을 꼽았다. 이는 티볼리나 SM6도 마찬가지다.

자동차 고장력강판 시장은 철강업계에서 최근 가장 주목받는 분야 중 하나다. 기존의 철강산업이 위기에 놓인 가운데, 기술력이 밑바탕 되는 고부가제품 판매의 중요성이 상당히 높아졌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자동차용 고장력강판이다. 포스코 입장에선 티볼리-SM6-신형 말리부가 연이어 대박을 터뜨리면서 중요한 시장의 판로가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현대·기아차와 현대제철이 밀접한 협력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함께 전선을 형성하고 있는 ‘아군’들의 경쟁력 강화는 무척 반가운 일이다.

이와 관련 “최근 자동차업계의 분위기가 상당히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포스코와 현대제철도 일정 부분 영향을 받는 상황”이라며 “특히 자동차업계에선 고장력강판 적용 바람이, 철강업계에서는 고장력강판 비중 확대 바람이 불면서 양쪽 업계의 관계가 밀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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