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이란과 MOU 체결… ‘제 2의 중동붐’ 예상
달러화 금지 등 불편 여전… 정부 지원책 뒤따라야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일(현지시간)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약 42조원 규모의 MOU를 체결했다.<사진=뉴시스>
[시사위크=백승지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이란 국빈 방문 중 약 42조 규모의 인프라 관련 MOU를 맺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일 236개 업체, 최대 600여명에 이르는 역대 최대 규모의 경제 사절단과 동행해 이란을 방문했다. 대기업 38곳, 중소‧중견기업 146곳, 공공기관‧단체 50곳, 병원 2곳 등 다양한 사업 관계자가 사절단에 포함돼 국민의 기대를 받았다.

◇ 한-이란 MOU 경제효과 약 52조 예상… 역대 최고 규모

이란 방문 둘째날인 지난 2일(현지시간) 박 대통령은 곧바로 대규모 경제적 성과 소식을 전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경제협력과 북한 비핵화를 골자로 하는 공동성명에 합의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은 42조1,7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30건에 대해 양해각서(MOU) 및 가계약 티켓을 손에 거머쥐게 됐다. 청와대는 추후 계약 가능성이 큰 9조6,000억원 규모의 추가 수주도 포함해 총 52조 규모의 경제효과를 낼 것으로 점치고 있다.

청와대 발표에 따르면 사업 분야별로 △철도, 공항, 수자원관리 등의 인프라 7건(116억2,000만달러) △석유, 가스 관련 인프라 9건(178억달러) △발전소 건설 10건(58억달러) △병원 건설 등 의료분야 4건(18억5,000만달러)에서 MOU 등이 체결됐다.

특히 이란은 대규모 인프라 발주를 계획하고 있어 성장정체 국면에 접어든 국내 건설업이 호황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업 외에도 한류 열풍이 불고 있는 이란에 문화 컨텐츠 수출 및 의료부문의 협력 등이 추가로 논의 중이다. 또 한국기업이 이란에 진출을 꾀하면서 각종 금융기관들도 함께 현지 진출할 방안을 모색한다는 입장이다.

◇ ‘미국인‧달러 거래’ 불가, 국제사회 경쟁 치열… 산적한 과제들

다만 천문학적 경제효과를 자랑하는 이란과의 교역은 여전히 많은 숙제를 품고 있다.

우선 이란에 대한 미국의 경제 제재가 아직 완전히 풀리지는 않아 진출기업의 사전 조사가 필수적이란 지적이다.

미국은 이란과 미국인이 아닌 사람과의 거래에 대한 ‘2차 제재’를 풀었지만 미국 국적을 가진 사람과는 거래를 할 수 없는 ‘1차 제재’ 조항을 살려뒀다. 미국인 명의의 기업 등 1차 제재에 속하는 회사에는 이란 수출길이 여전히 막혀있다.

또한 달러 거래 제재 문제도 남았다. 이란은 달러를 쓰지 않고 유로화 거래를 원하는 반면 우리는 유로화 직거래 시장이 없어 서로 엇박자를 낸다. 원화를 달러로 바꿨다가 다시 유로화로 바꾸는 2단계 환전절차를 밟아야해 원활한 거래 대금 지불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상당 부분 제재가 남아있음에도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러브콜이 치열한 점도 우리에겐 불리한 요소로 작용한다. 이번에 체결된 30개 프로젝트 중 6건을 제외한 대부분의 계약이 MOU 수준에 머물러 본 계약까진 아직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각국이 접전을 벌일 경우 MOU 상태로 사업이 무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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