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0일 구태희 LS전선 전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사진=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김무성 전 대표의 처지가 녹록치 않다. 새누리당의 총선 참패 이후 김무성 전 대표의 지지율은 수직하강하고 있고, 사위의 마약사건까지 회자되면서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무엇보다 공백상태였던 지도부를 친박계가 구성하면서, 김 전 대표의 미래를 더욱 암울하게 만들고 있다.

실제 총선 패배로 김 전 대표가 물러난 이후, 새누리당의 새 리더십은 사실상 친박이 장악했다. 당내 혁신모임이 출범하고 일각에서는 남·원·정이 언급되는 등 새 리더십 출연이 예상되기도 했으나, 결국 주류인 범친박의 벽을 넘지 못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계파색이 옅은 인사로 분류되나, 러닝메이트인 김광림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원내수석대표단의 다수가 친박계 인사로 구성된 것이 사실이다.

◇ 공중전 승리한 친박, 김무성은 저공비행

반면 탈계파 선언을 하며 원내대표 출사표를 던졌던 유기준 의원은 불과 7표 획득에 그쳤고, 비박계로 구성된 나경원-김재경 조도 역부족으로 나타났다. 당선자 워크숍을 비롯해 원내대표 경선 등 모든 공식일정에 불참하며 사태를 관망했던 김 전 대표 입장에서는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다.

뿐만 아니라 원내지도부 장악에 성공한 친박은 내친 김에 당권장악에도 나설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물론 친박좌장으로 통하는 최경환 의원이나 서청원 의원이 직접 나서기에는 부담스럽다. 이 과정에서 친박중진인 한선교 의원 등이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한선교 의원은 유기준 의원이 원내대표에 출마하자 이를 맹비난하며 존재감을 과시한 바 있다. 김 전 대표의 대권도전이 쉽지 않을 것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 현재 김무성 전 대표의 상황이 녹록치는 않지만, 이대로 무너질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은 거의 없다. 정치권에서는 자숙기간이 끝나고 대선정국이 펼쳐지는 올 연말께에 김 전 대표가 재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 김 전 대표가 이대로 물러날 것이라고 보는 이는 거의 없다. 김 전 대표가 여전히 새누리당의 유력한 대권주자라는 점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비록 공식일정에는 참석하지 않지만, 언론은 김 전 대표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보이는 상황이다. 이날 구태희 LS전선 전 명예회장의 빈소에 김 전 대표가 참석하자 취재진이 몰리며 뜨거운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 ‘대선준비 스탠바이 끝, OK 사인만 나면…’

앞서도 김 전 대표는 방우영 조선일보 상임고문의 빈소를 찾았고, 원불교 100주년 행사와 수출상담회 행사 등에 얼굴을 비췄다. 그의 이 같은 ‘칩거 아닌 칩거’를 두고 호사가들 사이에서는 저공비행을 하는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천천히 복귀시기를 가늠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전 대표의 성공적인 복귀 관건은 크게 두 가지다. 적절한 타이밍과 ‘대안부재’다. 차기 대권주자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새누리당이 막판에는 결국 김 전 대표를 찾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본격적인 대선정국이 시작되는 올 연말께에는 김 전 대표가 전면에 다시 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 전 대표의 손발이 되어줄 측근들의 준비상황도 어느 정도 끝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대표의 지역조직과 관련된 한 인사는 “측근들의 (대선) 스탠바이는 다 끝났다. 그런데 대표의 OK 사인이 아직 없다”고 귀띔했다. 여론의 뭇매를 피해 전면에 나서고 있지는 않지만, 김 전 대표가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상황은 반전될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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