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 어버이연합의 돈줄과 연루된 게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였다. 하지만 그는 관련 내용에 대해 언론 대응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청와대 허현준 국민소통비서관실 행정관은 반발했다. 어버이연합 추선희 사무총장에게 한일 위안부 합의안 체결을 지지하는 집회 개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그는 사실무근으로 주장하며 해당 의혹을 제기한 언론사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그렇다면 우병우 민정수석은 어떨까. 그는 최근 어버이연합의 돈줄과 연루된 게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였다. 어버이연합에 자금을 지원했던 보수단체 재향경우회가 우병우 수석의 가족이 소유한 기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 관련 내용이 보도되고 있지만 우병우 수석은 언론 대응을 피하고 있다.

◇ 우병우 처가 기업 SDNJ홀딩스… 재향경우회와 삼남개발 설립

의혹은 검찰 출신의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를 통해서 시작됐다. 그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더민주 어버이연합 의혹 규명 진상조사 TF 회의에서 “전경련뿐만 아니라 재향경우회에서도 어버이연합에 자금지원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우병우 수석과 재향경우회의 관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 배경에는 ‘삼남개발’이라는 회사가 있다.

삼남개발은 재향경우회와 SDNJ홀딩스가 각각 50%씩 투자해 만든 골프장 운영사다. 실제 기흥컨트리클럽(기흥cc)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향경우회는 삼남개발을 통해 기흥cc로부터 2014년 23억원, 2015년 21억원을 배당받았다. SDNJ도 같은 금액을 배당받았다.

앞서 재향경우회는 어버이연합에 2014년 4월부터 11월까지 어버이연합에 총 39차례 2500만원의 자금을 지원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상황이다. 공교롭게도 우병우 수석이 민정수석실에 들어간 시기와 비슷하다. 우병우 수석은 2014년 5월 민정비서관으로 발탁된 데 이어 청와대 입성 8개월 만인 2015년 1월 민정수석 자리에 올랐다.

백혜련 원내부대표가 주목한 부분은 삼남개발의 모회사 SDNJ홀딩스다. 우병우 수석의 장인 이상달 정강중기·건설 회장이 2008년 사망하면서 장모 김모 씨와 아내를 포함한 4명의 처형·처제들이 각각 20%씩 지분을 물려받았다. 백혜련 원내부대표가 SDNJ홀딩스를 우병우 수석의 ‘가족기업’으로 부르는 이유다.

▲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는 재향경우회와 SDNJ홀딩스가 각각 50%씩 투자해 골프장 운영사인 삼남개발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SDNJ홀딩스는 우병우 민정수석의 처가에서 지분 100%를 차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종합하면, 우병우 수석의 처가에서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SDNJ홀딩스와 어버이연합에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재향경우회가 삼남개발의 수익을 나누는 밀접한 관계에 있는 것이다. 정황상 우병우 수석의 개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백혜련 원내부대표의 생각이다.

◇ ‘리틀 김기춘’ 우병우 등장으로 어버이연합 의혹 규명 비관적 

이에 따라 당 안팎에선 어버이연합 의혹이 미궁에 빠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판단했다. 바로 우병우 수석 때문이다. 백혜련 원내부대표의 전망도 밝지 않았다. 그는 “우병우 수석이 대검 중수부 수사1과장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수사 담당 주임 검사였고, 이후에도 주요 요직을 거쳤다. 대한민국 사정 정보라인을 총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면서 “검찰이 잘 수사할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실제 우병우 수석은 검찰 재직 시절 특수통 검사로 유명했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리 의혹 수사를 맡게 되면서 운명이 달라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에도 대검 범죄정보기획관과 수사기획관 등을 지내며 승승장구 했지만, 2012년과 2013년 두 해에 걸쳐 검사장 승진에 실패했다. 그가 2013년 5월 검찰을 떠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로부터 1년 뒤 청와대로 재기했다. 일각에선 ‘리틀 김기춘’으로 부를 만큼 청와대 실세로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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