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성규 환경부 장관이 11일 환경노동위원회 현안보고 자리에서 “사과하라”는 야당 의원들의 요구에 즉답을 피했다. <사진=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국가 책임을 통감한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이 ‘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태에 대해 3년 만에 입을 열었다. 그간 국회에 계류돼있던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구제 법안이 19대 국회의 종료와 함께 사실상 자동 폐기 수순을 밟게 된 가운데, 사태에 책임이 있는 정부의 공식 사과가 여전히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윤성규 장관은 1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현안보고회에서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대해 정부는 사과할 의향이 없느냐”는 장하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당시 법제가 미비했던 부분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답했다. 윤 장관은 직접적인 사과를 요구하는 야당 의원들의 지속된 요구에도 ‘책임 통감’ 발언만 반복했다.

윤성규 장관은 “(정부에) 많은 자료를 요구했지만 정부는 여기에 일절 응하지 않고 있다. 오늘(11일)이 국회 마지막이니까 하루만 버티면 된다고 생각하는 거냐”는 우원식 더민주 의원의 질타에 “요청 자료가 무엇인지 지금 들었다”고 답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었다. 윤성규 장관은 “장관은 도대체 뭐 했냐. 환자들은 만나러 다니셨냐”는 심상정 정의당 대표의 질문에도 “왜 제가 (피해 환자들을) 만나야 되느냐”고 반문했다. 이날 환노위 현안보고회 방청석에는 안성우 가습기 살균제 피해 유가족 대표 등 피해자 가족들이 앉아있었다.

환노위 여야 간사 간의 설전도 오갔다. 여당 간사인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이 “아무런 관심 없이 잊고 있다가 검찰 수사를 계기로 언론 보도가 집중되니까 의원들이 마치 관심을 가지고 있던 것처럼 말한다”며 국회를 싸잡아 비난하자 야당 간사인 이인영 더민주 의원은 “진작에 다뤘지만 당시 정부여당에서 책임 있는 분들이 반대하면서 법적 체제 정비와 대처 방안 논의가 늦어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