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대우증권’이라는 사명이 33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증권맨 사관학교’로 전통을 자랑해온 대우증권의 등기법인명은 ‘미래에셋대우’로 공식 변경됐다.

이로써 미래에셋대우는 미래에셋증권과 합병 준비를 끝냈다. 합병을 이끌 ‘총사령관’인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어느 때보다 열정적인 모습이다.

기존의 ‘은둔형 스타일’에서 탈피한 박 회장은 ‘제 2의 창업’을 한다는 각오로 경영 전면에 나선 상태다. 

박 회장은 13일 미래에셋대우 회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이날 미래에셋대우는 오전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상호, 대표이사 선임 등에 대한 정관변경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박 회장은 회장 취임이 가능하게 됐다. 박 회장은 ‘등기이사만을 회장으로 선임할 수 있도록 규정’한 회사 정관에 막혀 회장에 오르지 못했던 상황. 박 회장은 지난달 7일 산업은행에 인수 잔금을 납부한 뒤 미등기 임원인 상태로 회장직을 수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관련 정관을 개정했다. 등기이사가 아니더라도 이사회 결의를 통해 회장 등 임직원을 선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 박현주 회장, 미래에셋대우 회장 취임 
 
바뀐 건 또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상호가 ‘대우증권’에서 ‘미래에셋대우’로 변경했다. 부회장 직위도 새로 추가했다. 같은 날 미래에셋증권에서도 임시 주총을 열어 미래에셋대우를 존속법인으로 하는 안건을 처리했다.

이로써 통합을 위한 채비는 끝났다. 오는 11월을 목표로 한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의 통합 작업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박 회장 특유의 추진력을 감안하면 합병 작업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 회장은 ‘제 2의 창업’을 한다는 각오로 이번 합병 작업에 나서고 있다. 실무적인 통합 작업을 진행하는 통합추진단 이름도 ‘창업추진단’으로 변경했다. 최고 의사결정기구 명칭도 창업추진위원회로 정해졌다.

창업추진위원회는 이날 박현주 회장을 위원장으로 선임하고 공식 발족했다. 위원으론 미래에셋증권의 조웅기 사장, 이만희 전무, 봉원석 CRO, 김승회 상무, 미래에셋대우의 홍성국 사장, 조완우 상무, 채병권 상무, 김희주 이사 등이 선임됐다. 위원회는 지난달부터 활동을 시작한 창업추진단에서 선정한 안건을 의결하는 역할을 한다.

◇ ‘미래에셋대우-미래에셋 통합 속도전

추진단과 위원회는 합병 시너지 확대를 위한 조직개편과 사업 효율화 작업을 진행한다. 일단 첫 번째 과제는 조직과 인력 개편 문제다. 미래에셋은 기업금융(IB)과 프라이빗뱅킹(PB), 연금 사업 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새롭게 개편할 방침이다.

노조의 반발은 풀어야 할 숙제다. 노동조합 측은 완전고용을 명문화 해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박 회장은 “합병 후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공언했으나 직원들은 불안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고용 불안을 해소할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으라는 게 노조측 주장이다.

화학적 결합도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의 조직문화가 워낙 다른 탓에 잘 결합을 할 수 있을 지 우려된다”며 “초기에는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사가 합병하면 자기자본 6조원 규모의 초대형 증권사가 탄생한다. 박 회장은 합병 법인을 아시아 최대 글로벌 IB(투자은행)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 회장의 승부사 기질이 또 하나의 신화를 만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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